세계 진보정당 운동사
장석준 지음
서해문집 발행ㆍ560쪽ㆍ3만원
민주주의 사회에선 계급이나 성별 등을 따지지 않는 1인1투표제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하루 8시간 노동제는 민주국가 노동자가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로 여겨진다.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들 제도는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근대 민주주의에서 잉태한 것은 아니다. 근대 민주주의는 남성 유산계급만 참여할 수 있었던 차별적 민주주의였고, 자본가의 권익 보호에만 앞장 섰다. 우리가 현재 향유하는 민주주의의 여러 제도는 좌파 정당의 오랜 투쟁에서 빚어진 결과물이다. 자본주의가 근간인 사회라 해도 좌파 정당의 역사를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책은 150년 전 독일 사회민주당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 등장한 좌파 정당의 면모와 역사를 살핀다. 이름이 익숙한 러시아 볼셰비키당과 영국 노동당, 칠레의 아옌데 인민 연합정부, 일본 사회당부터 다소 낯선 미국 사회당, 프랑스 공산당 등 창당과 활동 등을 면밀히 들여다 본다. 좌파라는 수식으로 뭉뚱그려지지만 산란하는 빛처럼 다종다양한 좌파의 이념도 함께 담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에서 브레인 역할을 하고 노동당에서 부대표를 지낸, 국내 대표적인 좌파 이론가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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