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명에 강금실 전 장관과 비교돼 
 ‘판사 출신, 여성’은 공통점인데… 추 후보자는 검찰개혁 성공할까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청와대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발표 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기자

두 번째 여성 법무부 장관, 기대해도 되나요. 추미애(61ㆍ사법연수원 14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5일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됐어요. 추 의원은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은 시대적 요구”라며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포부도 밝혔는데요.

추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면 판사 출신 여성 법무부 장관이 됩니다. 처음은 아니에요. 첫 여성 법무부 장관은 강금실(62ㆍ사법연수원 13기)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랍니다. 그는 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죠. 강 전 장관의 존재는 추 내정자가 무시할 수 없는 그림자에요. ‘여성, 개혁 성향, 판사 출신’이라는 드러난 공통점 외에도 ‘검찰개혁’이라는 큰 과제를 맡았다는 점이 특히 그렇죠.

강금실(가운데) 전 법무부 장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강 전 장관과 추 후보자의 공통점 하나. 여성으로서 유리천장을 깬 인물이라는 건데요. 강 전 장관은 ‘여성 1호’ 타이틀이 유독 많아요. 첫 여성 법무부 장관이 되기 전부터 첫 여성 형사단독판사(1990년), 첫 여성 로펌 대표변호사(2000년), 첫 여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 등이죠. 비록 1년 5개월 만인 2004년 7월 검찰개혁에 실패한 채 자리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떠나는 길에 한 말이 유명하죠. “너무 즐거워서 죄송하다.” 이 말에서 그의 호탕함과 함께 고단했던 장관 시절을 엿볼 수 있어요. 노 전 대통령은 그를 ‘철의 여인’이라고 칭했다고 하네요.

강 전 장관의 사시 한 기수 후배인 추 후보자는 최초 지역구 5선 여성 의원인 데다가 대선을 승리로 이끈 여당 대표로서 대중에 강한 인상을 남긴 ‘거물 정치인’입니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 권유로 정치에 입문한 뒤 대선 과정에서 김대중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유세단장을 맡으며 얻은 별명 ‘추다르크(프랑스의 영웅 소녀 잔다르크와 추미애 합성어)’의 의미도 바래지 않았어요.

지명부터 임명되는 과정도 살펴볼 만한데요. 강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돼 임명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답니다. 단순히 여성이었기 때문은 아니에요. 그는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보다 나이도 어리고 기수도 낮은 판사 출신 변호사였는데요. 기수 문화가 탄탄한 검찰 조직에서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었어요. 결국 검사들의 집단반발이 터졌죠. 이를 무마하기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강 전 장관은 평검사와 대화를 기획했지만,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는 발언만 기억에 남겼을 뿐 갈등 완화 효과는 없었죠.

추 후보자 역시 험로가 예상됩니다. 전임자인 조국 전 장관이 검찰의 일가족 집중 수사 등으로 갈등을 빚으며 사퇴하면서 부담이 더 큰 상황이죠. 또 문재인 대통령이 추 후보자를 기용한 배경으로는 검찰개혁에 더욱 집중해서, 강력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것도 정계 중론이고요. 검찰이 최근 울산시장 선거 관련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을 수사하며 청와대-검찰 간 갈등이 깊어진 상황도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임명 과정은 상대적으로 순탄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그가 5선 현역 의원인 만큼 정치적, 도덕적 검증을 거칠 만큼 거쳤기 때문이죠. 정치인 출신 장관 후보자의 경우 대부분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리 없이 통과한 전례가 많은 만큼 추 후보자 역시 큰 문제 없이 임명되지 않겠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조국 전 장관이 지난 10월 14일 법무부 장관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강 전 장관은 재직 당시 검찰 독립성을 확보했고 검찰 인사체계 개편 및 사회보호법 대체입법안을 마련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핵심 과제인 검ㆍ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는 끝내 실패하고 말았죠.

공교롭게도 강 전 장관이 좌절의 쓴맛을 본 과제는 추 후보자의 몫이 됐어요. 추 후보자는 민주당 대표 시절에도 여러 번 검찰 개혁 의지를 드러낸 바 있는데요. 지명 소식이 알려진 뒤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도 추 후보자는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이제 시대적 요구가 됐다.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추 후보자가 임명되면 여성 장관 비율은 문 대통령의 여성 장관 30% 이상 임명 공약을 넘어선 33.3%(18명 중 6명)가 됩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법무부 장관 인사 브리핑에서 “추 후보자는 소외계층 권익 보호를 위해 법조인이 됐고 ‘국민 중심의 판결’이라는 철학을 지킨 소신 강한 판사로 평가받았다”며 “판사와 국회의원으로서 쌓은 법률적 전문성과 정치력을 비롯해 그간 추 후보자가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이 희망하는 사법개혁을 완수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는데요. 추 후보자가 검찰개혁에 성공한 첫 법무부 장관이 될 기회는 아직 열려있는 셈이네요.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