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위치 노출시켜 北 추가 도발 차단하려는 의도일 수도”
미군이 연일 한반도 상공에 정찰기를 띄워 대북 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쏜 이후 추가 무력 시위 동향 파악을 위해 감시ㆍ정찰 활동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5일 민간 항공 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에 따르면, 미 공군 전자정찰기 RC-135W ‘리벳 조인트’가 경기 일대 상공 3만1,000피트(약 9,448m)를 비행했다. 리벳 조인트는 신호ㆍ전자ㆍ통신정보를 수집ㆍ분석하는 항공기로, 적의 의도와 위협 등을 미리 파악하는 게 임무여서 북한의 무력 시위 징후를 사전 포착하기 위해 작전 활동을 펼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2일에도 서울과 경기 일대 상공에서 비행한 것이 포착됐다.
미군은 최근 잇달아 핵심 정찰기를 한반도 상공에 띄워 대북 감시ㆍ정찰 활동을 하고 있다. 전날에는 잠수함 탐색 등이 임무인 미 해군 해상초계기 P-3C가 한반도 상공 2만2,000피트(6,705m)를 비행했고, 이달 3일엔 지상감시 정찰기인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와 전자정찰기 RC-135U 컴뱃 센트가 서울 및 경기 일대에서 비행했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시험 발사 직후엔 U-2S(드래건 레이디)와 EP-3E 정찰기 등이 출격했다.
현재 미군의 정보 수집 활동은 일상적인 작전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연말로 예정된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북한이 해안포 사격으로 9ㆍ19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한 데 이어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 발사하는 등 긴장감을 조성하는 데 대해 미측이 경고 의미를 담아 의도적으로 정찰기 항적을 노출시키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군 관계자는 “정찰기들의 작전은 늘 있어 왔지만, 최근 고의로 위치 식별 장치를 켜서 항적을 드러내는 것 같다”며 “북한에 추가 도발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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