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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보문단지 상가 매각 막바지 찬반 논란… “단지 활성화” vs “생존권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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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보문단지 상가 매각 막바지 찬반 논란… “단지 활성화” vs “생존권 박탈”

입력
2019.12.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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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문화관광공사 이달 말 보문단지 내 2만5,000여㎡ 매각 완료

수년째 문이 내려진 채 방치된 보문단지 중심상가. 한국일보 자료사진
수년째 문이 내려진 채 방치된 보문단지 중심상가.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북문화관광공사가 관리ㆍ운영 중인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중심상가 매각 문제가 막바지 진통을 앓고 있다. 공사 측이 의류유통업체를 통한 단지 활성화를 위해 기존 상가 매각 절차를 마무리 중이지만 생존권 박탈을 우려한 지역 소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9일 경북문화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달 초 보문상가에는 13개 동에 34개 점포가 남아 있다. 공사 측은 의류유통 대기업인 모다이노칩으로부터 이들 업체에 대한 매각 대금 137억원 중 10%의 선금을 받았고, 막대금은 이달 26일 받기로 했다.

공사 측은 2013년 모다이노칩에 보문단지 내 1만5,000㎡를 모다아울렛 2호점 부지로 매각했고, 이번에 2만5,361㎡를 3호점 부지로 매각해 명품 쇼핑단지로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경주중심상가와 봉황상가, 중앙상가, 성동시장, 북부상가연합회, 경주시 소상공인연합회 등 상인 250여명은 지난달 7일 보문단지 내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옥 앞에서 “원칙 없는 보문상가 매각을 즉각 중단하라”는 집회를 열고 경북도와 도의회에도 이를 건의하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경주시내권 상인들에 따르면 지난 5년여 동안 매출이 40% 넘게 줄었고, 폐업한 점포만 70개가 넘으면서 전체 상가의 30%가 비거나 겨우 버티고 있다. 그런데도 공사 측은 이미 보문단지 내 모다아울렛 보문2호점에 이어 3호점을 이 업체에 매각했다.

이들은 공사 측이 모다아울렛 2, 3호점 개설 빌미를 제공함에 따라 경주 도심과 보문단지의 상인들을 위협하고 골목상권에도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경주시내권 소상공인들은 △보문상가 매각 전면중단 △관광객 유치와 공공이익을 위한 대안 마련 △구도심권 활성화와 소상공인 생존권 보장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상인들은 “공사 측이 단지 특성에 맞는 장기 계획도 없이 공룡 의류유통업체인 모다이노칩에 보문상가를 매각하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경주시내 상권이 몰락하고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보문상가는 단지 내 노른자 자리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슬럼화가 가속되면서 관광단지 이미지를 실추시켜 왔다”며 “민간자본 유치 등을 통한 활성화가 시급한 때”라는 입장이다.

공사 측은 지역 상생협의 등을 통해 소상공인의 생존권 문제에 대해서도 최대한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공사 측은 “보문상가를 아무 대책 없이 방치하는 것보다 기능을 잃은 점포를 매각해 활성화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 강정근 투자개발실장은 “대다수 경주시민과 관광객들은 보문상가 활성화를 원하고 있어 이번 기회에 쇼핑단지로 활성화하겠다”며 “모다아울렛에 명품도 입점시키고 맛집과 놀이공간도 유치해 복합문화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사 노조도 이례적으로 상가 매각 지지성명을 발표하면서 공사와 상인 간 갈등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김성웅 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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