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과 갈등 국면 정면돌파 의지… 총장직 걸고 승부수 던진 셈 
4일 청와대 연풍문 앞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서재훈 기자

검찰이 청와대를 전격 압수수색한 4일 대검찰청 주변에도 긴장감이 역력했다. “피의사실을 공표하지 말라”는 전날 청와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권력의 심장부를 겨냥했을 때는 검찰도 사생결단의 각오를 다졌을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실제 검찰 수뇌부는 “정치적 고려 없이 수사로 말하겠다”면서 청와대와 충돌하는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으로서는 직을 거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의 이날 압수수색 목표는 2017년 유재수(55ㆍ구속)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확인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의 감찰 자료. 검찰은 특히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 휴대폰을 디지털 포렌식해 분석한 자료에 집착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이인걸 전 특감반장과 특감반원 조사를 통해 ‘유 전 부시장이 감찰 무마와 관련해 천경득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 등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는 진술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로서는 관계자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물증이 필요했던 셈이다.

검찰은 지속적인 자료 제출에도 청와대가 비협조로 일관함에 따라 강제 수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실제 검찰은 최근 민정수석실 측에 유 전 부시장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해당자료가 이미 폐기됐다”면서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청와대 설명이 사실이라면 증거인멸 확인 차원에서라도 압수수색은 불가피했다고 검찰은 주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가 검찰을 공개 경고하면서 실제 수사에는 협조 하지 않고 있는 정황에 대해 법원 역시 증거인멸 가능성 및 사안의 중대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영장을 발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이 단지 수사 필요성을 감안해 청와대 압수수색이라는 초강수를 뒀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대세다. 청와대가 전날 검찰에 “피의사실을 공표하지 말라”며 공개경고를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압수수색으로 응수할 때는 모종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검찰이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도 동시에 수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검찰이 추가 카드를 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 주변에서는 윤 총장이 압수수색을 통해 ‘끝까지 가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파다하다. 윤 총장의 결심에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산하 별도 감찰팀 소속 A 검찰 수사관의 사망 사건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A수사관은 윤 총장이 아끼던 수사관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청와대가 A 수사관의 사망을 ‘검찰의 별건 수사’ 압박 탓으로 돌리는 여론전에 나서자 양측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것이다. 실제 검찰 수뇌부는 A 수사관 사망 이후 “정무적 고려 없는 원칙적인 수사”를 기본 지침으로 재확인시키며 수사팀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이라면 청와대와 검찰의 전면전이 불가피하다. 검찰의 강수에 여권에서 특검 카드까지 거론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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