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숨진 특감반원 휴대폰 이스라엘 장비로 해제 시도… 디지털포렌식에 시간 걸릴 듯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의 ‘스모킹건’으로 지목된 이른바 ‘백원우 감찰팀’ 출신 수사관 A씨 휴대폰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디지털포렌식센터는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A씨 휴대폰을 넘겨받자 곧바로 잠금 모드 해제 작업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도 참관했다. 하지만 잠금모드 해제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휴대폰의 원본 데이터를 통째로 복사하는 ‘이미징’ 작업은 시작도 못했다.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A씨 휴대폰이 ‘아이폰X’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의 운영체제는 폐쇄형 구조로 소스코드가 공개되지 않아 비밀번호를 푸는 작업에 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2016년 총기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해제에 애를 먹자 애플에 도움을 구했다가 거절당했을 정도다. 특히 아이폰은 비밀번호를 잘못 누르면 얼마간 비밀번호 입력 자체를 못하는 ‘쿨타임’ 기능도 있다. 잘못된 비밀번호를 계속 입력할 경우 데이터를 자동 삭제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포렌식센터는 혹시나 있을 지 모를 데이터 손상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 장비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휴대폰 비밀 해제 작업에 성공하면 A씨 유가족부터 포렌식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휴대폰 같은 디지털 기기에 대한 압수수색의 경우 내용 전체를 복사하는 이미징 단계는 물론, 이후 탐색ㆍ추출ㆍ출력 전 과정에서 압수대상자의 참여권이 보장돼야 한다. 숨진 A씨를 대신해 유가족을 참여시키되 상중이라는 점을 감안,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검찰은 휴대폰 이미징 이후부터는 경찰 참여를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의 논리는 “경찰도 수사 기관일 뿐, 포렌식 참여권이 보장된 피압수자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의 이런 조치는 검경 갈등을 더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찰은 포렌식 참여가 사실상 무산됐다고 판단,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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