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동작만 반복하는 ‘무의미한’ 영상 인기
‘던질까 말까, 던질까 말까, 던, 던, 던, 던, 던져!’
이 가사를 보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동작이 있다면 스스로를 ‘인싸(인사이더)’라 자처해도 될 것 같습니다. 요새 온라인에선 이 노래에 맞춰 ‘특정 동작’을 반복하는 영상이 인기라고 하는데요. 특별한 내용 없이 그저 의미 없는 같은 노래와 동작만 계속되는 단순한 이 영상에 사람들은 왜 열광하는 걸까요.
‘던질까 말까’로 불리는 이 노래는 사실 2015년 어린이용 장난감 홍보를 위해 만든 동요입니다. 지난해부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유저들 사이에서 중독성 있는 가사와 멜로디로 입소문을 탔죠. 그러다 유튜버 ‘짱재영’이 올해 10월 초 이 노래에 맞춰 한 시간 동안 빗을 들고 던질까 말까 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영상을 올렸고, 이 영상이 그야말로 대박을 친 겁니다. 누리꾼들은 “이걸 왜 보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영상의 조회수는 340만을 넘겼습니다.
관련 영상은 우후죽순 터져 나오고 있어요. 구독자 349만 명의 유명 유튜버 ‘허팝’은 무려 10시간 동안 쉬지 않고 던질까 말까 춤을 추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또 던질까 말까를 시작으로 ‘거울 보기’ ‘웃기’ 등 의미 없는 행동을 긴 시간 동안 편집 없이 올리는 영상이 유튜브에서 유행하고 있어요. 보통 편집을 통해 만든 3분 안팎의 짧은 영상이 대세인 유튜브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한동안 관련 콘텐츠의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누리꾼들은 이 같은 콘텐츠들이 중독성과 함께 ‘멍 때리기’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 누리꾼은 “생각 없이 멍하니 보다 보면 머릿속 잡념이 사라진다”고 전했는데요, 굳이 해석할 필요 없는 무의미한 영상이 머리를 쉬게 해준다는 것이죠. 어쩌면 던질까 말까 영상은 숨가쁜 유튜브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 나름대로의 ‘명상법’일지도 모르겠네요.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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