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무리뉴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닌 토트넘 사령탑으로 올드 트래포드에 돌아온다. 자신을 경질한 친정팀에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무리뉴 감독. 그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는 바로 손흥민(27)이다.
토트넘과 맨유는 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에서 격돌한다.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탄 토트넘으로선 상위권 도약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왕년의 위상을 잃고 벼랑 끝 위기에 처한 맨유(10위)도 내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더 이상의 패배는 용납되지 않는 상황.
빅클럽간 맞대결에 ‘무리뉴 매치’까지 성사되며 전세계 팬들의 이목이 이 경기에 집중되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2016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맨유를 지휘했다. 허약한 스쿼드로 UEFA 유로파리그 우승과 EPL 준우승의 성과를 냈지만 지난 시즌 성적 부진과 선수단과의 불화로 경질됐다.
적장으로 맨유 원정에 나서는 무리뉴 감독이 준비한 카드는 단연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최근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무리뉴 체제에 점점 녹아들고 있다. 상복도 겹쳤다. 4일 발표된 발롱도르 순위에서 22위에 올라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이틀 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상을 세 번째로 수상하기도 했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에 온지 열흘이 됐는데 그 친구(손흥민)과 사랑에 빠졌다”며 “손흥민은 환상적인 선수이자 인간이다. 구단의 모두가 그를 좋아한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손흥민에 대한 신뢰가 가볍지 않음이 드러나는 말투였다. 무리뉴 감독은 "느낌이 좋다. 최고의 팀을 상대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나는 맨유를 꺾으려는 감독일 뿐, 악당이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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