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고도 재계약에 실패한 장정석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 전 감독은 4일 서울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9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장 전 감독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3위에 올랐고,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에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6년 말부터 키움을 맡으며 3시즌 동안 포스트시즌에 2차례, 한국시리즈에 1차례 진출했다. 순조로운 재계약이 예상됐지만, 장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장석 전 대표가 장 전 감독의 재계약을 지시한 의혹이 제기됐다”는 이유였다. 키움은 손혁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재계약 불발 논란 이후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장 전 감독은 시상식에서 “올 시즌에 같이 고생한 키움 코치진과 선수들, 프런트의 노력으로 제가 이 자리에 섰다”고 소감을 밝혔다.
키움에 ‘젊은 팀’ ‘데이터 야구’라는 색깔을 입힌 장 감독은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젊은 선수들이 매년 더 좋은 기량을 보이고 성적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면 지도자들은 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선수들을 만나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지금도 기분이 좋고, 마지막까지 상을 주셔서 감회가 새롭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 부임한 손혁 감독이 잘 이끌어서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덕담을 보냈다.
시상식 후 장 전 감독은 기자들과 만나 “잘 쉬고 있다”면서 최근 근황을 전했다. 그는 “아들(장재영)보러 야구장에 많이 가려고 한다. 여행도 갈 예정이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장재영(덕수고)은 내년에 고등학교 3학년이 된다. 장 전 감독은 “내가 그 동안 많이 바빴다. 이제 (장재영에게) 가장 중요한 1년이 남았다”라며 아들 뒷바라지에 힘쓰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자신을 보좌하던 수석코치에서 롯데 사령탑이 된 허문회 감독에게도 덕담을 잊지 않았다. 그는 “허 감독님과 거의 2년을 보냈는데 잘 통했다”면서 “키움에서 했던 그대로 하신다면 굉장히 잘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시상식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했다. 힘든 결정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는데, 좋은 상을 주신다고 해 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당장 특별히 뭔가 할 생각은 없다. 평생 야구만 하지 않았나”라며 여운을 남겼다.
한편, 조아바이톤상을 받은 키움 이정후는 장 전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정후는 “신인 때부터 많은 기회를 주셨다. 감독님 앞에서 상을 받게 돼서 기쁘다. 앞으로 더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