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선언문에도 처음 담겨
“중국의 부상이 모든 동맹국의 안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이제 알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가 이 문제에 함께 대처해야 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3일(현지시간) ‘중국의 위협’에 대해 강조하고 나섰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개막한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방위 예산이 세계 2위 규모인 점과 미국과 유럽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언급하면서 “중국이 북극, 아프리카에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고, 유럽에 있는 우리의 사회기반시설에, 사이버 공간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적을 만드는 게 아니라 중국이 가하는 도전을 분석하고 이해하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나토의 새로운 접근법에 선을 그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미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중국의 부상과 같은 새로운 도전에 대처하는 것”이 나토의 소관에 포함된다면서 “이는 그동안 나토의 의제에 오르지 않았으나 이제는 올라 있다”라며 이러한 변화는 나토가 건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4일 공식 회의를 마친 뒤 발표된 공동 선언문에서 나토는 사상 처음으로 중국의 도전에 대한 언급을 포함했다. 선언문은 ‘우리는 중국의 커지는 영향력과 국제 정책이 우리가 동맹으로서 함께 대처할 필요가 있는 기회이자 도전이라는 점을 인식한다’고 명시했다. 그밖에 ‘동맹국에 대한 공격은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집단 방위 의무를 재확인하고, 방위비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좋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더 많은 것을 해야하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나토가 중국의 안보적 위협을 거론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나토 회원국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중국의 잠재적 안보 위협에 대한 ‘공식 토론’이 열린 바 있다. 중국이 화웨이 등을 앞세워 유럽 5G 통신 시장에 진출, 각국의 통신을 도청하거나 방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됐다. 당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안보에 잠재적인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문제는 나토가 회원국의 통상 문제나 인프라 투자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나토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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