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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분담금 타협 대신 미사일 한국에 배치할 것”, 中 매체 왕이 방한 맞춰 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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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분담금 타협 대신 미사일 한국에 배치할 것”, 中 매체 왕이 방한 맞춰 엄포

입력
2019.12.04 10:43
수정
2019.12.0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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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 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 연합뉴스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인상 규모를 한국과 타협하는 대신 중거리 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4~5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에 맞춰 중국 관영매체가 전한 중국 전문가의 분석이다. “한국이 이에 동의하면 중국과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고, 한국에 견딜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엄포도 잊지 않았다.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이후 얼어붙은 한중 관계가 이제 막 풀리려는 상황에서 한미 동맹의 틈을 벌리려는 중국의 노골적인 행보가 본격화하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4일 두 명의 전문가 분석을 통해 왕 부장의 방한 의미를 짚었다. 청샤오허(成曉河) 인민대 교수는 “한중 관계는 과도기로, 얼음이 녹고 있지만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면서 “사드 배치 이후 양국이 새로운 현안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이후 한국에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거론하면서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상황에서, 미국은 비용 문제에 타협하는 대신 한국이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양보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사드 배치로 인해 이미 많은 고통을 받았다”면서 “실제 미사일 배치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약 동의한다면 한중 관계는 파탄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자청(李家成) 랴오닝대 과도기국가정치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사드 배치 이후 타격을 입은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내년 시진핑(習近平) 주석 방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왕 부장의 한국 방문기간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미국의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에 동의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드에 비하면 미사일은 공격 무기여서 중국의 전략 안보에 더 큰 해를 끼칠 것”이라며 “한국이 배치를 허용하면 중국은 더 강력한 대응조치로 맞설 것이고 한국은 이런 상황을 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날엔 이례적으로 한국 전문가의 기고를 싣고 “한국이 외교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에 따라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부각시키면서도, 연이틀 한중 양국의 전문가를 내세워 한국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결단을 촉구하며 윽박지르는 모양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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