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2천억 발행
서울시가 내년 1월 제로페이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서울형 지역화폐 2,000억원을 발행한다. 소비자가 모바일 상품권 형태의 지역화폐를 사서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7% 깎아주는 혜택도 내걸었다. 서울시는 정체 일로인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를 들고 나왔는데, 정작 할인으로 인한 손실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떠안는 구조라 혈세 낭비 논란도 제기된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내년 서울 지역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 2,0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해 할인율 적용에 따른 손실 보전 등 예산 136억원이 최근 서울시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획경제위원회를 통과했다. 지난달 28일엔 ‘서울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및 운영에 관한 조례’도 시의회 심의를 통과했다. 서울형 지역화폐는 내년 1월 발행될 걸로 보인다.
서울시 지역화폐는 모바일 상품권 형태로 1만·5만·10만원권 3종류로 발행된다. 화폐 명칭은 성동사랑상품권처럼 자치구 이름이 붙는다. 1인당 최대 50만원까지 제로페이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로선 물건을 살 때 7%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상품권을 구매한 해당 지역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물건을 살 때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백화점, 대형할인마트, 유흥업소 등에선 쓸 수 없다. 할인으로 인한 손실은 서울시가 5%, 자치구가 2%를 보전한다.
더구나 서울 25개 자치구가 이 사업에 모두 참여하는 것도 아니다. 내년 1월 말부터 강남·성동·동대문·중랑·성북·강북구 등 지역화폐 발행 동참 의사를 밝힌 17개 자치구에서 우선 발행된다. 소비자로선 7%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지역화폐를 발행한 자치구에 있는 제로페이 가맹점까지 찾아가야 번거로움이 따른다. 때문에 벌써부터 제로페이를 살리는데 지역화폐 효과가 크지 않을 거란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가 시장에서 선택 받지 못한 제로페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또 다른 제로페이를 만들었단 것이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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