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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원칙’ 앞세워 원내대표 나경원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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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원칙’ 앞세워 원내대표 나경원 교체

입력
2019.12.03 19:03
수정
2019.12.03 19:3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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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최고위 의결… 황 대표 “원칙대로 10일 임기 끝”

재신임 투표 무산, 당내 ‘투톱 불화설’ 수면 위로

3선 강석호 출사표… 5개월짜리 원내대표에 중진들 경쟁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 대책회의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 대책회의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0일 임기가 종료되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이 불발됐다.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가 3일 긴급회의를 열고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의결하면서다. 이에 따라 나 원내대표는 10일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며, 후임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한국당 최고위원들은 이날 황교안 대표가 당무를 보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두 시간여 동안 회의를 한 끝에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박완수 사무총장은 브리핑에서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 관련 당규 제24조에 의한 원내대표 임기 연장은 하지 않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원내대표 임기 연장 여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방침을 정해서 그 다음 원내대표가 의원총회 소집을 하는 절차에 의해 진행돼야 한다”며 “임기연장 여부는 당헌당규 해석상 최고위 의결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잔여 임기(20대 국회 종료 기준)가 6개월 이내일 때는 의원총회 결정에 따라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4일 의원총회에서 재신임 여부를 물을 계획이었다. 이날 결정은 나 원내대표가 최고위 결정도 있기 전에 ‘4일 의원총회’를 소집한 것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나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에 20분간 참석해 관련 소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청와대 앞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청와대 앞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황 대표는 퇴근 길에 기자들과 만나 “원칙대로 임기가 끝났으니까”라며 “경선하겠다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이날 영남권 3선의 강석호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원내대표직 출사표를 던지고, 4선의 유기준 의원과 5선의 심재철 의원도 출마를 공식화한 상황이라 경선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당내에서는 이날 최고위 결정에 황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황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 당일, 나 원내대표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논의와 관련해 미국을 방문하면서 ‘투톱의 불화설’이 극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사무총장은 ‘황 대표의 뜻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최고위 의결사항이다”고만 말했다.

이날 최고위 결정으로 당분간 당 안팎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내대표 임기 연장 결정 권한이 ‘최고위’와 ‘의원총회’ 중 어디에 있는지를 놓고도 해석 논란이 일고 있어서다. 특히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놓고 여야가 전쟁을 벌이는 비상의 상황에서 ‘장수’(원내대표)를 교체하는 모양새가 됐다. 또 불과 5개월 여 짜리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볼썽사나운 경쟁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무성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 의원은 당 일각에서 나 원내대표의 협상 전략 부재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을 겨냥한 듯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협상력과 정치력”이라고 강조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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