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연 관광지구 준공식 참석… 협상 시한 한달 남기고 경고 메시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열린 백두산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인근의 양강도 삼지연군 관광지구를 방문한 사실을 공개하며, 미국을 향해 크리스마스 전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라고 촉구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연말’까지 미국이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내년부터는 대화 의지를 접고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다고 또다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일 한반도 상공에 정찰기를 띄우는 등 대북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나섰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인민의 이상향으로 천지개벽된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이 12월 2일 성대히 진행됐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참석하시어 준공 테프(테이프)를 끊으시었다”고 보도했다. ‘북한판 알프스’로 불리는 삼지연군은 김 위원장이 2016년부터 관광지구로 역점 개발 중인 곳으로, 이번에 2단계 완공(최종 완공은 내년 10월 10일)을 기념해 준공식을 개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백두산행(行)은 10월 16일(보도일 기준) 백마를 타고 등정한 이후 48일 만이다. 김일성 주석의 항일 혁명활동 성지(聖地)인 백두산은 그동안 김 위원장이 중요한 결단을 내리는 ‘무대’로 활용됐다.

이번 백두산 방문의 메시지에 대해선 해석이 엇갈린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지 않으면 대화의 판을 깨고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단순 대미 압박용이란 해석이 있다. 실제 이날 북한은 이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재차 압박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 또한 새로운 길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미사일도 쏘고, 새로운 계산법을 촉구하는 연쇄 담화도 내놓고 있는데 미국이 반응이 없자 북한이 초조함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단순한 압박 차원을 넘어 김 위원장이 이미 새로운 길에 대한 결심을 굳혔다는 메시지라는 분석도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관광지구인 삼지연군을 찾은 것은 관광을 통한 외화벌이로 대북 제재 장기화 국면을 돌파해나가겠다는 의도”라며 “최근 북한이 ‘선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후 협상’을 주장하며 대화 재개의 입구를 크게 높인 것은 대화를 접고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내년 11월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 인공위성 발사 등 도발 수위를 높이며 북미 대화 단절을 선언하고 ‘버티기’ 모드로 갈 공산이 크다”며 “크리스마스를 기해 중대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연일 첨단 장비를 탑재한 정찰기를 한반도로 보내 사실상 ‘상주’ 감시체제에 돌입했다. 민간항공 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 전략정찰기 E-8C 조인트스타즈(JSTARS)가 이날 오전 1시쯤 한반도 8.8㎞ 상공에서 작전비행을 실시했다. 비슷한 시각 주한미군의 다기능 정찰기 EO-5C(크레이지 호크)도 수도권 5.5㎞ 상공에서 포착됐다. 오후에는 미 공군에 2대가 배치된 정찰기 RC-135U(컴뱃 센트) 1대가 수도권을 비행했다. 이들 정찰기들의 공개 비행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군사적 움직임을 감시함과 동시에 도발 자제를 압박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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