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아동 변호인 인권위에 진정
성남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또래간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아동 부모는 한 인터넷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법률적 도움을 청했고, 한 네티즌이 2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해당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7만명을 넘어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경기 성남시 국공립어린집에서 또래 간 발생한 성 관련 사고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다만 가해 아동이 만 5세여서 형사입건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수사로 확대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성남 어린이집 성 관련 사건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내사는 공식적으로 범죄행위가 확인돼 수사로 전환하기 이전 단계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수준에서 이뤄진다.

경찰은 이날 오후 해당 어린이집을 방문,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 중에 있다. 또 피해 아동 부모와 면담을 위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CCTV 분석 결과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드러난다 해도 수사로 확대하지 않을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처벌 여부를 떠나 말 그대로 내사에 착수한 것”이라며 “가해 아동이 촉법에도 저촉되지 않는 만 5세 아동이어서 사실 확인이 되더라도 수사로 전환하는 등의 특별한 조치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피해 아동 측 법률 조력을 맡은 법무법인 해율은 변호사 4명 등 모두 7명을 팀으로 꾸려 민·형사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관계의 명확한 규명을 위해 이번 주 중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도 제출할 계획이다. 인권위가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임지석 해율 대표 변호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해자의 나이가 어려 경찰권을 발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실관계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5일 피해 아동 부모와 다시 접촉해 진정서 제출 등 추후 일정을 세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성남 국공립어린이집의 또래 간 성 관련 사고는 지난달 4일 피해 아동이 자신의 아파트 단지 자전거 보관소에서 바지를 올리며 나오는 것을 부모가 보게 되면서 불거졌다.

피해 아동 부모는 당시 보관소 외에 당일 오전과 한 달여 전인 10월 중순에도 같은 일을 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 어린이집 CCTV에는 피해 아동이 남자아이 4명과 책장 뒤에 있다가 바지를 추스르며 나오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 아동 부모가 인터넷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공론화됐다. 지난 2일 피해 아동의 아버지라고 밝힌 작성자가 제기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3일 오후 9시 현재 동의자가 20만6,000명을 넘어섰다. 이 작성자는 글을 통해 가해 아동과 그 부모에게 어떠한 제재도 없는 현실에 절망감을 느꼈다고 토로하고 “가해아동을 처벌할 수는 없지만 그 부모를 통해서 적극적인 피해 회복이 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복지부와 여성가족부는 이와 관련, 아동 사이에서 성폭력이 발생했을 경우 보육교사 등 관계자의 대응 지침을 마련해 보급하기로 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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