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FA) 오지환. 연합뉴스

20년 된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제도가 내년부터 일대 변혁을 맞는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안을 받아들여 FA 취득 기한을 단축하고 등급제를 시행하는 등 선수들의 활발한 이적을 독려하기로 했다.

그러나 올 겨울과 같은 ‘한파’라면 실효성이 있을지 벌써 의문이 제기된다. 매년 이맘때 ‘전의 전쟁’으로 표현됐던 FA들의 ‘로또 대박’은 사라졌다. 3일 현재 계약에 성공한 선수들은 원소속팀에 잔류한 이지영(키움), 유한준(KT), 정우람(한화) 3명뿐이다. 남은 16명의 미계약 선수들은 마냥 기다리고 있다.

일단 ‘매물’ 자체가 없다. 남은 FA들 중 김선빈, 안치홍(이상 전 KIA), 전준우(전 롯데) 정도가 효용 가치가 있는 자원으로 평가 받지만 지난해 양의지(NC) 처럼 매년 한두 명씩 나왔던 ‘특급’과는 거리가 멀다. 내외야 보강이 필요한 팀은 있지만 먼저 나서 선수들이 원하는 만큼의 거액을 챙겨줄 팀은 없어 보인다. 이미 구단들은 이런 상황을 예견했다. 수년 전부터 “사실상 양의지를 마지막으로 FA 시장은 당분간 별 볼일 없을 것”이라 했다. 경쟁이 없다 보니 ‘거품’도 빠져가고 있다. FA 이적이 정점을 찍었던 2015년 7명, 2016년엔 8명이 팀을 옮겼지만 이후 구단들은 대형 FA 외엔 점차 관심을 두지 않는 추세다.

구단들이 FA 시장을 멀리하며 지갑을 굳게 닫는 바람에 선수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6년 계약을 요구한 오지환(전 LG)은 4년을 제시한 LG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더 이상 타 구단의 수요가 없는 이상 칼자루는 LG가 쥔 셈이다. 감독의 성향에 따라 주전들의 얼굴이 바뀔 때도 오지환만은 LG의 미래라는 이유로 꾸준한 기회를 보장 받았고, 연공서열을 파괴한 ‘신연봉제’의 첫 수혜부터 병역특례까지 LG에서 다양한 혜택을 누려 온 오지환에 대한 여론도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한 에이전트는 “통산 타율 0.261의 오지환이 이슈가 되고 있는 자체가 단물 다 빠진 FA 시장의 현주소”라고 말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구단들은 FA보다 2차 드래프트와 방출선수 영입,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 강화를 꾀하려 하고 있다. 아직 시장이 완전히 폐장한 건 아니지만 지금처럼 꽁꽁 얼어붙은 분위기라면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이적 선수가 전무한 해가 될 가능성도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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