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맞아 내부 장식을 새롭게 꾸민 미국 대통령 관저 백악관 동영상이 공개됐지만 관심은 새 크리스마스 장식보다는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영부인에게로 쏠리고 있는 모양새다.
백악관 측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 공식 유튜브 계정에 동영상을 올려 올해 새 크리스마스 장식을 공개했다. ‘미국의 정신(The Spirit of America)’을 주제로 한 올해 백악관 크리스마스 장식의 주제 색은 겨울을 상징하는 하얀색이고, 축제를 상징하는 빨간색이 포인트를 준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백악관 복도를 따라 걸어가며 장식들을 둘러보는 모습을 연출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복도를 장식한 커다란 트리를 보며 눈을 상징하는 하얀 가루를 뿌리는가 하면, 난로 벽에 장식된 빨간 장미를 조심스럽게 만져보며 백악관 안주인으로서 장식들을 점검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멜라니아 여사는 앞서 지난 주말 트위터를 통해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느라 자원봉사자들이 힘들게 일했다며 그들의 노고를 치하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주제 색인 흰색이 공간에 가득한 상황에서 멜라니아 여사 역시 흰색 옷을 입고 있으면서 어깨에 코트를 걸친 게 문제라고 WP는 전했다. WP는 “멜라니아 트럼프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사랑스럽다. 그러나 그의 코트는 우스꽝스럽게 보인다”고 평가하면서 “어리석은 패션이었다는 점보다 코트가 영상에 집중을 방해한다는 게 문제”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크리스마스의 온정과 환대하는 마음을 보여주고자 제작한 영상에서 어깨에 걸친 흰색 코트는 차가움과 무관심을 물씬 풍긴다”고 지적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복장은 그가 영상에 등장하는 공간을 친밀감 없이 무심히 통과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도 WP는 덧붙였다.
공개된 영상에서 멜라니아 여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카메라를 바라보지도 않은 것에도 WP는 쓴소리를 냈다. 친근감을 주지 않고 미학적인 면만 부각하려 했다는 지적이다. WP는 손님들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사소한 일에도 신경을 쓰는 안주인의 모습이 아니라 현관에서 손님을 맞으면서 신발을 벗으라고 요구하고 양털 의자에는 앉지 말라고 경고하는 주인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멜라니아 여사의 이번 영상을 혹평했다. WP는 멜라니아 여사의 영상 속 차림은 1일 플로리다에서 추수감사절 휴가를 마치고 워싱턴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릴 때 보여줬던 것과 같다면서, 백악관 안주인으로서 크리스마스 장식에 사실상 그가 기여한 바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크리스마스 장식에 대한 지적은 지난해에도 나온 바 있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2018년 크리스마스 장식에서는 원뿔 모양의 빨간색 크리스마스 트리가 줄지어 서 있었다. 당시 공개된 백악관 유튜브 영상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트리 사이를 검은색 의상을 입고 지났다. 흔히 쓰는 초록색이 아닌 빨간색 트리가 공개되자 미국 네티즌들은 놀라움과 함께 각종 패러디 이미지를 만들며 다양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와 유착한 의혹을 거론하면서 ‘러시아를 상징하는 색’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관련기사 보러 가기)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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