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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①] 고준희 “버닝썬 루머, 하루아침에 ‘퍽치기’ 당한 느낌..저도 피해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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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①] 고준희 “버닝썬 루머, 하루아침에 ‘퍽치기’ 당한 느낌..저도 피해자인데”

입력
2019.12.0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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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준희가 자신을 둘러싼 각종 루머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마운틴무브먼트 제공
배우 고준희가 자신을 둘러싼 각종 루머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마운틴무브먼트 제공

“저도 하루아침에 ‘퍽치기’ 당한 느낌인데. 저도 피해자인데. ‘왜 나한테 자꾸 해명하라고 할까?’ 답답했죠.”

배우 고준희가 오랜 시간 자신을 몰아세웠던 근거 없는 루머들에 입을 열었다.

지난 2001년 SK 스마트학생복 모델 선발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고준희는 이후 ‘여우야 뭐하니’ ‘내 마음이 들리니’ ‘추적자 THE CHASER’ ‘야왕’ ‘그녀는 예뻤다’ ‘언터쳐블’ ‘빙의’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세련된 비주얼과 안정된 연기력에 힘입어 빠르게 톱스타 반열에 이름을 올린 그였지만, 지난 3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이후 네티즌 사이에서 ‘버닝썬’ 사건과 연루된 정준영, 승리 등이 속한 단체 SNS 채팅방에서 언급된 이른바 ‘뉴욕 여배우’로 지목되며 예기치 않은 고통에 휩싸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고준희는 “해당 방송 이후 5일 정도 있다가 저를 둘러싼 루머를 알게 됐다. 고등학교 친구에게 연락이 와서 ‘뭐하고 있었냐’고, ‘이미 늦었다’고 화를 내더라. 저는 무슨 일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저한테 화를 내니까 답답하더라. 그래서 제 이름을 검색해 봤더니 연관 검색어에 ‘버닝썬’이 뜨더라. 나는 그 곳에 간 적도 없는데 ‘내 연관 검색어에 이게 왜 뜨지?’ 싶었다”고 회상했다.

“어느 순간 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닫고 혼자서 변호사를 찾아서 선임하고 대처를 하려다 보니 굉장히 바빴어요. 그런데 그 동안 댓글이나 유튜브에서 각종 추측이 전해지는데도 제가 뭔가 실질적인 말씀을 안 드리니까 이상하게 확대돼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인정을 한 셈이 돼 버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저는 출연 예정이던 작품에서도 하차 통보를 받은 거였고, 계획했던 활동들도 다 취소됐다고 통보 받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았거든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너무 답답했어요. 하루 정도 벙 찌더라고요. 나도 하루아침에 ‘퍽치기’를 당한 느낌이었는데, ‘왜 자꾸 나한테 뭔가를 물어보지?’ 싶었죠. 자꾸 해명하라고 그러는데, 그건 가해자들에게 물어봐야지 왜 그걸 피해자한테 물어 볼까요. 저도 답답해서 죽을 것 같은데. 그래서 저도 법으로 할 수 있는 걸 다해보려 했는데, 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으니까 그것도 정말 미치겠더라고요. 내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 여기서 흐트러지면 안 되겠다 싶어서 더 똑바로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어요.”

갑작스러운 상황 속에서 고준희를 더욱 힘들게 했던 것은 무분별한 악플과 억측들 사이에서 자신보다도 더욱 고통 받았던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이었다. 고준희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통 받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저는 원래 댓글을 잘 안보고 데뷔 한 지도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응원글이나 좋은 팬 분들이 것들만 보려고 하고 아니면 아예 안 보려고 노력을 해요. 그렇게 저는 굳은살이 많이 생겼는데, 부모님은 그렇지 않으시더라고요. 유튜브부터 댓글까지 이런 것들을 다 찾아보셨더라고요. 그리고 엄마가 이명이 오셨어요. 동네 병원을 다니셨는데도 안 나으니까 그제서야 저한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했는데, 거기서 너무 가슴이 무너지더라고요. 엄마가 하루 종일 소리가 들린다고 하시니까.. 제발 보지 말라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려도 어떻게 막을 수가 없더라고요. 아빠도 직장을 다니시고, 엄마도 이웃 분들을 마주치거나 할 때마다 위로 삼아 건네시는 한 마디에 스트레스를 받으셨던 것 같아요. 그 당시 제가 끝까지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던 것도 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했던 거예요. 제가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했다고 해서 저의 부모님이 아파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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