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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고 사라지는 일상의 존재 재해석’ 이진경 사진가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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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고 사라지는 일상의 존재 재해석’ 이진경 사진가 초대전

입력
2019.12.03 11:52
수정
2019.12.0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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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사진작가.
이진경 사진작가.

전남 여수시 갤러리노마드(관장 김상현)가 오는 7일부터 28일까지 이진경(50) 사진가 초대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PROJECT: BLACK’ 주제로 이 작가의 신작 20여점을 포함해 총 40여점의 사진 작품이 전시된다.

이 작가는 일상에서 쉽게 버려지고 사라지는 소재를 작품으로 재해석해 숭고한 존재로 탄생시킨다. 라면 봉지나 비닐봉투 같은 하찮은 물건은 그의 작품 소재들이다. 이 같은 사진 재료는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늘 보고 버리는 것들이다.

그가 추구하는 예술적 진실은 거대하고 화려한 아름다운 것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자신과 가족에서부터 발견해 나가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2017년 전작 ‘Home Sweet Home’에서는 1년 동안 버리지 않고 모아 둔 라면봉지를 한 장 한 장 겹쳐 촬영한 작품을 선보여 사진계 관심을 모았다. 이번 신작은 우연히 냉장고 안에 가득 쌓인 비닐봉투를 발견하고 아일랜드 출신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삼면화를 차용, 국보 제78호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을 연상시키는 새로운 이미지를 탄생시켰다.

‘생각하는 사진’ 장일암 대표는 “중세 수도사를 닮은 오브제에서도, 한강변에 버려진 존재 없음의 존재 속에서도, 검정 비닐봉지로 대변되는 침묵은 자기 안에 들어있는 사물들에게 자신의 존재가 가지고 있는 힘을 떼어준다”며 “사물의 존재성은 침묵 혹은 은폐 속에서 더욱 강력해지듯이 전작에서 보이지 않았던 장중한 침묵이 베이스의 아리아로 빛을 발산한다”고 평가했다.

김상현 갤러리노마드 관장은 “사진은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 작가는 일상에서 버려지고 작은 존재에 주목해 시대를 바라보는 작가로 전작과 같은 실험적인 신작을 동시에 전시해 예술 사진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Portrait 3, 125x100cm, Digital Pigment Print, 2019(이진경 작가). 갤러리노마드 제공
Portrait 3, 125x100cm, Digital Pigment Print, 2019(이진경 작가). 갤러리노마드 제공
YELLOW, 120x120cm, Digital Pigment Print, 2017(이진경 작가). 갤러리노마드 제공
YELLOW, 120x120cm, Digital Pigment Print, 2017(이진경 작가). 갤러리노마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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