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말 그대로 ‘안방극장’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가정에서도 극장 못지않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개인이 접근하여 선택할 수 있는 영화 콘텐츠의 수가 무궁무진하고, 가정용 영상•음향 시설 역시 극장 못지않은 수준으로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주연의 드라마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안방극장을 찾아갈 예정이다.” 드라마나 영화의 홍보에서 한번씩은 들어봤을 문장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익숙한 표현이긴 하지만, 문득 ‘안방극장’이란 말이 재미있게 여겨졌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안방극장’은 ‘텔레비전을 보는 각 가정의 방을 극장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지금이야 각 가정에 텔레비전이 여러 대 있기도 하고 개인 컴퓨터나 휴대전화가 텔레비전의 역할을 대체하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집에 한 대 있는 귀한 가전제품인 텔레비전이 집안 어르신이 계시는 안방이나 가족이 모이는 거실에 놓였을 가능성이 높다. 꼭 안방이 아니라 다른 방에 놓였다고 해도,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안방극장’을 통해 보는 텔레비전은 대중에게 있어 주된 오락거리이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매스 미디어였을 것이다. 요즘은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며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것이 꽤 흔한 일이 되었지만, 안방극장이 성행했던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의 여가 활동 중 하나가 텔레비전에서 상영해주는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요즘 쓰는 ‘안방극장’이란 말은 영화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고, 드라마 등 텔레비전에서 하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과 연관 지어 쓰이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말 그대로 ‘안방극장’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가정에서도 극장 못지않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개인이 접근하여 선택할 수 있는 영화 콘텐츠의 수가 무궁무진하고, 가정용 영상·음향 시설 역시 극장 못지않은 수준으로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안방극장’이 아직 이런 의미로까지 쓰이지는 않지만, 바뀐 시대에 맞추어 단어 그대로의 해석을 달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이유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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