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왼쪽)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지난달 18일 서울에서 열린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3차 회의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4차 협상이 3~4일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지난 세 차례 협상에서 분담금 산정 기준과 증액 규모 등에서 한미 간 적잖은 이견이 확인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주요 싱크탱크에 이어 의회조차 과도한 증액 요구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점을 유의하기 바란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은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심의하면서 “한국은 방위비 부담 분담에 있어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고 평가한 뒤 “한미 간 SMA 협상은 공동 이익과 상호 존중, 한국의 상당한 기여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상원은 우리 국방비 지출이 동맹국 중 가장 높은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임을 언급하면서, 특히 일각의 주한미군 일부 철수 방안 검토설에 대해서는 협상 불가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3차 협상 파행의 책임이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에 있음을 토로한 것이나 다름없다. 당시 미 협상팀은 이틀째 회의를 1시간여 만에 일방적으로 끝낸 뒤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한국 측 제안이 미국의 요구에 미치지 못했다”며 “한국에 재고할 시간을 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주권국가 간 협상의 기본이 대화와 타협임을 감안할 때 좀처럼 상상하기 힘든 고압적인 자세였다.

현행 SMA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지불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의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등이다. 그런데 미국은 전례 없이 주한미군 인건비(수당)와 군무원 및 가족 지원 비용, 미군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까지 요구하고 있다. 산정 기준을 바꾸려면 합리적 근거가 필요하지만 지금까지의 태도는 막무가내에 가깝다. 당연히 올해보다 5배 이상 많은 50억달러 요구액도 납득하기 어렵다.

한미 동맹은 상호 신뢰에 기반한다. 행여 미국 측이 일방적 시혜를 주고받는 관계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더욱이 주한미군 철수나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우리에 대한 압박 카드로 삼는 건 한미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 측은 한미 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화는 방향에서 합리적 태도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