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 수능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수능 성적 확인 방법. 기존 수능 성적 이력 데이터의 연도를 바꾸는 간단한 방법으로 미리 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발표를 사흘 앞둔 1일 밤 일부 수험생들의 성적이 사전 유출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수험생 커뮤티니 사이트에 수능 문제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 접속해 몇 번의 클릭만으로 성적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공개됐고, ‘성적표를 미리 받았다’는 게시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성적 발표일을 기다리며 가뜩이나 예민해져 있는 수험생과 학부모로서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이 바람에 교육부와 평가원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위법성 문제마저 제기됐다.

평가원 측은 2일 사전 조회는 312명이 했으며, 성적은 예정대로 4일 제공한다고 밝혔으나 허술한 보안 시스템과 후속 조치에 대한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수험생만 50만명이 넘는 최대 규모의 국가 시험 관리 시스템이 ‘성적 조회 웹페이지’ 접속과 몇 번의 클릭으로 사전 성적 확인과 출력까지 가능했던 것은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일이다. 그나마 ‘N수생’만 가능했고 공인인증서 로그인이 필요해 다른 수험생 성적을 볼 수 없었던 것은 다행한 일이다. 평가원은 사전 모의 테스트를 하던 중 성적 확인 사이트에 연결됐다고 했지만, 보안 관리가 이 정도로 허술한지 놀라울 따름이다.

평가원의 허술한 보안시스템은 지난해 감사원 지적까지 받았는데도 보완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 평가원의 중등 교원 임용시험 관리 실태를 감사한 뒤 “전산 보안 관리, 시험 채점 업무 등 전반적인 부적정 사실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올해 1월에도 중등 교원 임용시험 결과가 발표되던 날 일부 응시생들 사이에서는 “채용 홈페이지를 ‘소스 보기’로 전환하면 몇 시간 전부터 과목별 점수와 석차를 볼 수 있었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그동안 평가원은 문제지 유출(1992년)과 출제 오류(2014년) 등의 사건으로 여러 차례 도마에 오르며 학력고사와 수능의 신뢰를 추락시킨 바 있다. 국가 관리 시험이 이처럼 허술해서는 입시 공정성과 형평성을 담보할 수 없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책임 소재를 철저히 가려야 한다. 이 참에 모든 국가 관리 시험의 보안체계를 제대로 꼼꼼하게 점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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