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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구설 끊이지 않았던 KBS…양승동 "성과 잘 알려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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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구설 끊이지 않았던 KBS…양승동 "성과 잘 알려지지 않아"

입력
2019.12.02 16:45
수정
2019.12.02 18:2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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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 KBS의 올 한 해를 압축할 만한 사자성어다. 지난 4월 강원 고성군 산불에 늑장 보도로 대응해 구설에 올랐고, 10월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57ㆍ구속 기소)씨의 자산관리사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차장 인터뷰 검찰 유출 의혹까지 일었다. 지난달에는 KBS가 독도 소방구조헬기 추락사고 당시 영상을 촬영하고도 단독 보도를 위해 해경에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효자 예능프로그램 KBS2 ‘1박 2일’은 출연자 정준영(30)의 집단성폭행 및 불법촬영 사건으로 제작이 돌연 중단됐다.

하지만 양승동 KBS 사장은 성과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한 해로 자평했다. 양 사장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은 KBS를 향한 시청자들의 외침이 크고 잦았던 해”라며 “아쉬운 점은 공보다는 과가 눈에 쉽게 들어오고 귀에는 크게 들리는 게 인지상정인지라, 지난 1년간 KBS가 이뤄낸 성과들은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성군 산불을 계기로 재난방송 시스템을 개편했고,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과 예능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것이다.

양 사장은 독도 소방구조헬기 관련 의혹에 대해선 직원 개인 문제라고 해명했다. 유족 및 실종자 가족은 해당 직원과 양 사장 등에게 대면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나, KBS는 아직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양 사장은 “해당 직원이 KBS가 재난주관방송사라는 인식이 철저했다면 (해경이 촬영 영상을 요구하는) 당황스런 상황에서 처신을 잘했을 텐데 아쉽다”며 “방송윤리강령을 시대에 맞게 보완해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병걸 전략기획실장은 “해당 직원이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여전히 치료 중”이라며 “오늘(2일) 오후에 피해자 가족들에게 내부 감사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 사장은 수신료 인상 문제도 조심스레 내비쳤다.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을 통해 제기된 KBS 수신료 분리징수 청원 인원이 20만명을 돌파했다. 양 사장은 직원들이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적응해야만 수신료 인상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간담회 직전 열린 KBS 직원 조회에서 양 사장은 “여전히 일방적인 공급자 시각, 폐쇄적인 엘리트 의식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시민적 시각과 이용자적 시각에 둔감하지 않은지 자문해야 한다”며 “2% 부족함을 메울 수 있다면 시청자들의 관심을 수신료 분리징수 이슈보다 수신료 현실화(인상) 쪽으로 옮기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KBS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지난달 지상파 방송 3사 보도본부장과 식당에서 만난 점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종명 KBS 보도본부장은 “방송 수용자 중 여러 사람이 있고, 부처 장관 혹은 사회적 영향력 있는 인사를 만날 수 있다고 본다”며 “당시 자리에서 KBS 보도 관련 주문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KBS에 여러 비판이 있지만, 정치적 독립성과 취재 자율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을 감안해달라”고 덧붙였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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