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타계했다. 향년 76세.
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얀손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자택에서 지병인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마리스 얀손스가 사망했다는 슬프고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1943년 라트비아 리가에서 지휘자인 아버지와 소프라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6년에 레닌그라드 콘서바토리에 입학, 지휘와 피아노를 배웠다. 전설적 지휘자인 예프게니 므라빈스키(1903~1988)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을 사사했다.
얀손스는 1973년 아버지를 이어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지휘자가 됐다. 이때 쇼스타코비치 친구이기도 한 므라빈스키에게 지휘를 배우며 쇼스타코비치에 대한 탁월한 해석력을 키웠다. 이후 1979년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임명, 이 오케스트라를 세계적 악단으로 성장시키며 1995년 노르웨이 국왕으로부터 최고훈장을 받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그는 전성기를 맞았다. 2003년부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상임 지휘자를 맡았으며, 2004년부터 2015년까지는 네덜란드 최고 오케스트라인 로열 콘세르트허바우를 이끌었다.
앞서 그는 1996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의 마지막 소절을 지휘하다 심장발작으로 쓰러진 적이 있었다. 쓰러질 당시까지 한 손에 지휘봉을 들고 있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바이에른방송은 얀손스에 대해 “삶은 엄격했고, 업무에 윤리적이었으며, 지칠 줄 모르는 연구와 타협하지 않는 자기 훈련을 높이 살 만하다”고 되새겼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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