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의회가 1일(현지시간)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의 사임을 가결했다. 압둘마흐디 총리의 무능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 두 달 만이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해 이라크 남부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 10월 1일부터 민생고 등을 이유로 반정부 시위가 계속돼 왔다. 이슬람국가(IS) 사태가 끝난 뒤 이라크의 전후 복구와 재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압둘마흐디 총리는 400여명이 사망한 반정부 시위로 취임 1년 2개월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살림 알주부리 이라크 의회 의장은 이날 총리 사임 가결 뒤 “바르함 살레 대통령에게 새 총리를 지명해 달라고 요청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라크 헌법에 따르면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이라크에서는 대통령이 의회의 다수파와 협의해 총리 후보를 추천한다. 이어 의회가 이를 승인하면 후보자가 총리에 취임하게 된다. 통상 실권자는 시아파가, 의회 의장은 수니파, 형식상 국가수반인 대통령은 쿠르드계가 맡아 왔다.
하지만 새 총리 추대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한 정파가 압도적으로 점유하지 않는 이라크 현 의회의 구성상 새 총리 후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정파간 합종연횡이 복잡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도 총선 이후 총리 후보가 결정되기까지 5개월이 소요된 바 있다.
한편 이날 이라크 쿠트 지역의 지방법원은 지난달 2일 시위대에게 총을 발사해 시민 7명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관 간부 1명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다른 경찰관에게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시민에게 발포한 공권력에 유죄 판결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