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때 이미 당국 ‘대주주 심사’ 거쳐 하나은행과는 다를 것” 전망도
금융감독원이 최근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 신한금융그룹에도 조용병 현 회장 연임에 관한 ‘법률 리스크’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앞서 올해 초 재판을 받던 함영주 전 하나은행장의 연임에 대해서도 경영권 공백 우려를 제기한 바 있어 형평성 차원에서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일 금감원 관계자는 조 회장에 대한 법률 리스크 의견을 낼 지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도 “하나은행 사례가 있으니, 그보다 더 할 수도 덜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임원들은 지난 2월 하나금융지주 이사들을 만나 “함 행장이 채용비리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선고 결과에 따른 법률 리스크를 검토하라”는 취지의 의견을 표명했다. 금융당국의 의견 전달 이후, 함 전 행장은 3연임을 포기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26일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후보군 검증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보군에는 연임에 도전하는 조 회장도 포함돼 있는데, 조 회장 역시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아직 당국으로부터 어떤 의견을 받은 바 없다”며 “시기나, 방식도 하나은행 때와 같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회추위가 ‘숏리스트(유력 후보군 명단)’를 결정하는 시점이 6~9일 사이로 추정되고 있어, 이 때를 맞춰 금감원이 신한금융과 물밑 접촉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하나은행과 신한금융은 경우가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당국이 조 회장의 법률 리스크를 검토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1월 생명보험사 ‘오렌지라이프’와 5월 자산신탁사 ‘아시아신탁’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았는데, 당국은 이 때 조 회장과 관련해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만약 금감원이 신한금융에도 지배구조 리스크에 우려를 표할 경우, 또 한 차례 관치 논란이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민간 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 선임은 법과 절차에 따라서 주주와 이사회가 선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금융사가) 투명한 절차에 따라 (회장을) 선임하는지 (보는 것이) 당국의 의무”라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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