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가운데)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오전 일본 도쿄 외무성 청사에서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한 뒤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11월 25일자 코리아타임스 사설>

Nothing can be resolved unless Japan changes

일본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결 안 된다

The Moon Jae-in administration's decision, Friday, to suspend “conditionally” the termination of a military intelligence-sharing pact with Japan has brought a sigh of relief from Washington and Tokyo.

문재인 정부가 일본과의 군사정보교류협정의 종료를 ‘조건부’ 유예한 데 대해 미국과 일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We view this as a de facto renewal of the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 (GSOMIA) although some South Korean officials insisted Seoul can abandon the pact at any time if the ensuing negotiations with Japan over its export curbs on Korea fall through.

우리는 이러한 조치를 사실상 연장으로 보고 있다. 비록 일부 한국 관료들이 향후 일본의 수출 규제 관련 협상이 결렬될 경우 언제라도 협정을 종료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더라도 말이다.

This could be Seoul's "humiliating" defeat in a diplomatic battle with Tokyo ― as well as Washington ― over the GSOMIA as some critics describe. However, it was rather a strategic decision by Moon to maintain the status quo in the face of grave challenges at home and abroad.

일부에서는 일본, 그리고 미국과의 외교전에서 한국이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대내외 여러 가지 난관에 직면해 있는 문 대통령이 현상 유지를 위해 전략적인 결정을 했다고 볼 수 있다.

Most of all, the general election scheduled for next April could have been a major factor for Moon in reversing his earlier decision to kill the GSOMIA. It has become evident that the GSOMIA is not mere a bilateral military agreement between South Korea and Japan, but a vital part of the U.S. regional security strategy.

무엇보다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이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지소미아는 단순히 한일간 군사협정보다는 미국 지역 안보 전략의 중요한 일부임이 명확해졌다.

Moon and his aides simply could not be sure of what consequences they would face if they went ahead with the previous decision. Because the issue had become an acute diplomatic problem between Seoul and Washington, as seen from a series of surprise visits to Seoul by senior U.S. officials in the lead-up to the expiration date, there were worries that South Korea's abandonment of the GSOMIA could create a "perfect storm" for the country's alliance with the U.S., which is already being challenged on multiple fronts.

문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그저 지소미아 종료를 밀어붙였을 때 어떤 뒷감당을 해야 할지 확신할 수 없었을 뿐이다. 최근 종료일이 임박하면서 예정에도 없던 미 고위급 인사들의 다급한 방한에서 나타난 것처럼 지소미아 종료는 한미 간 첨예한 외교 문제가 돼버렸기 때문에 결국 이미 여러 방면에서 도전 받고 있는 한미 동맹에 ‘퍼펙트스톰’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It is not hard to imagine how such a disaster, if realized, would affect voter sentiment ahead of the crucial election. Moon and his liberal party would have considered the possible catastrophic results the GSOMIA termination could bring about to them.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어떻게 동요될지는 쉽게 상상해볼 수 있다. 문 대통령과 집권당은 지소미아 종료가 그들에게 가져올 파국적인 결과를 고려했을 것이다.

In a way, it was a realistic choice to suspend the pact, while leaving the possibility open that it can end it unless Japan scraps its export curbs. That means, if the party wins the election, there could be a different story.

어떤 의미에서는 종료를 유예시키고 종료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그들에게는 현실적인 선택인 것이다. 이는 또한 그들이 선거에서 승리하게 되면 전혀 다른 전개가 가능할 것이란 얘기도 된다.

The possible resumption of nuclear disarmament talks between North Korea and the U.S. may also have affected the South's decision. The Moon administration needs to collaborate with the U.S. to help it produce tangible results in talks with the North.

북미 간 비핵화 회담 재개 가능성도 유예 결정에 영향을 미쳤으리라 본다. 회담이 재개되면 문재인정부는 소기의 성과를 위해 미국과 협력할 수밖에 없다.

On the surface, Seoul has stepped back in the row with Japan to pave the way for a compromise. However, there are few signs that the Shinzo Abe administration has changed its adamant position on South Korea.

표면적으로는 한국이 일본과의 외교 분쟁에서 타협의 여지를 위해 한발 물러난 모양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정부는 한국에 대한 확고한 포지션에 변화가 없는 것 같다.

According to Japanese media reports, officials there denied Korea's claims that Japan was willing to scrap export restrictions on its neighbor. Rather, some reports described Seoul's decision as Japan's "diplomatic victory."

일본 언론 보도를 보면, 일본 정부는 일본이 수출 규제를 풀 수 있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을 부인했고, 오히려 이번 결정을 일본의 외교 승리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The U.S. State Department said Seoul's decision sent a positive message that "like-minded allies" can work through bilateral disputes, encouraging them to continue sincere discussions. But this is only willful ignorance of reality.

미 국무부는 한국의 유예 결정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진 미국의 두 동맹국이 상호 간 분쟁을 잘 처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나라에 진지한 협상을 계속 이어나가길 촉구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얘기일 뿐이다.

코리아타임스 논설위원실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