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을 터뜨립시다”
사회자의 발언에 집회 참가자 20여명은 일제히 준비해온 주머니를 녹색 바구니 2개를 합쳐 만든 박에 던졌다. 슬리퍼를 던지는 참가자도 있었다. 박에서는 ‘주둔비 못 줘 싫음 나가’라고 쓰인 현수막이 나왔다. “한미동맹 파기하라”는 분노 섞인 외침도 나왔지만 별다른 충돌 없이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했다.
민주노총과 전농, 한국진보연대 등 노동ㆍ진보 단체가 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함께 집회를 열고 정부와 자유한국당, 미국 정부를 함께 비판했다. 이들 단체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3시 광화문광장에서 ‘2019 전국 민중대회’를 개최해 재벌체제 청산과 한반도 평화 실현 등을 요구했다. 각 단체는 광화문광장 주변에서 오후 1시쯤 사전대회를 연 후 광화문광장에서 미국 정부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담긴 박을 터뜨렸다.
민중공동행동은 결의문을 통해 “적폐세력의 발호, 그들에게 발호할 기회를 준 문재인 정부의 역주행, 미국의 내정간섭과 강도행각으로 촛불 3년이 얼룩지고 있다”며 △비정규직 철폐 및 재벌체제 청산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철회 △강제철거 중단 △지소미아 연장 및 방위비분담금 인상 강요하는 미국 규탄 등 주장을 내놨다.
이들은 또 "'조국 사태' 당시 드러난 청년들의 분노와 같이 사회적 불평등이 유례없이 심화하고 있지만, 이를 해소해 사회정의를 확립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은 사실상 실종 상태에 있다"고도 비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과거 민주화 운동의 주역이라며 자신들은 우월하다는 신기루 같은 헛꿈을 꾸며 세 치 혀를 놀리지만 사실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보수 세력과 다름없는 탐욕을 부릴 뿐”이라고 밝혔다. 박행덕 전농 의장은 미국을 비판하며 “돈 없으면 나가라고 외쳐야 한다”고 발언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2만여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다. 참가자들은 본 집회가 끝난 뒤에는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한다는 계획이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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