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양육을 포기한 아기를 맡아 보호하는 ‘베이비 박스’를 운영해온 목사가 기초생활비를 부정 수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금천경찰서는 주사랑공동체 이모(65) 목사를 사회보장급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5월 금천구청이 이 목사가 2014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소득을 신고하지 않고 기초생활수급비로 2억 900만원을 부당하게 받았다며 이 목사 부부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한 지 6개월 만이다.
경찰은 이 목사가 사회보장급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 법률상 기초생활수급비 등 사회보장급여를 받는 수급자는 소득이나 재산 등에 변동이 있으면 곧장 급여를 제공하는 국가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1999년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교회를 열었던 이 목사는 관악구 신림동으로 교회를 옮긴 후 2009년부터 베이비 박스를 설치해 운영해왔다. 10년간 베이비 박스에 맡겨진 아기만 1,600명에 달한다.
이 목사는 의도적으로 기초생활수급비를 부정 수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 목사는 “법과 제도에 대해서 잘 몰라서 생긴 일이다. 알았다면 그렇게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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