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발표를 마친 뒤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고영권 기자

28일 발표된 교육부의 대입 개편안으로, 중2~고2의 대입제도가 각기 달라졌다. 대입이 멀지 않은 현재 고2, 고1만 놓고 봐도, 한 학년 차이로 정시 비율이 최대 2배까지 벌어질 수 있다. 예측 가능성은 고사하고 ‘일년지대계’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바뀌는 정책에 교육 현장의 혼란만 커지고 있다.

이번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에 따르면 한 달 뒤 차례로 고3, 고2가 되는 현재 고2, 고1 학생의 대입제도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정시 비율에서다. 고2는 지난해 8월 공론화를 통해 결정된 ‘2022학년도 정시 30%’ 적용을 받지 않다 보니 주요 대학 중 정시 선발 비율이 20% 미만에 그치는 대학도 있다. 하지만 고1은 정시 비율이 최소 30% 이상이어야 한다. ‘정시 40%’를 조기에 달성한 대학의 경우, 한 대학이더라도 1년 만에 정시 비중이 많으면 20%포인트 가량 뛸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교사추천서, 소논문 기재도 고2는 허용되지만 고1부터는 폐지된다. 교내 수상경력의 경우 고2는 모두 적을 수 있는 반면, 고1은 학기당 1건만 기재가 가능하다.

지난 2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정시 80%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대학이 정시 40% 룰을 언제, 얼마나 적극적으로 반영할지도 변수다. 교육부가 대학 반발을 고려해 2023학년도까지 2년에 걸쳐 이를 확대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실례로 지난 4월에 발표된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서 보듯이 대학은 정시를 30%까지 올리는데도 여전히 소극적이다. 서울대는 정시 선발을 20.4%(2020학년도)에서 21.9%(2021학년도)로 1.5%포인트, 고려대도 같은 기간 2.2%포인트 ‘찔끔’ 올리는데 그쳤다. 단계적 확대가 아닌 버티다 한 번에 올리는 길을 택한 것이다. 이에 비춰볼 때 정시 40% 적용되는 시기가 고1이 될지, 중3이 될지는 2022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나오는 내년 4월에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고2, 고1, 중3도 대입제도가 다 다른데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자사고ㆍ외고ㆍ국제고가 폐지되고 새로운 수능 도입이 예고돼 있다”며 “초중고 전 단계에서 큰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세종에 거주하는 고1 학부모 정모(45)씨도 “정시 40%가 확정된 것도 아니고 대학마다 기준이 나오지 않아 혼란스럽다”며 “주변에서는 정시로 많이 돌아섰는데, 고1부터 (부당하다고 생각했던) 학생부 기재 방식이 많이 바뀌어서 우리 애는 아직 정시도 수시도 못 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더해 중2가 대입을 치르는 2024학년도부터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서 비교과 영역이 대거 축소되는 등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영향력이 떨어져, 고교 선택을 앞둔 중학생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3과 달리 중2는 대입 전형 자료에서 자기소개서가 빠진다. 개인 봉사활동, 자율동아리, 교내 수상경력도 모두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다. 학종에서 내신의 중요성이 높아진 셈이다. 서울 송파구의 중2 학부모 백모(46)씨는 “지금으로선 일반고로 진학해 내신에 중점을 두면서, 정시 확대에 맞춰 수능도 준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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