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목 중앙의 후두와 기관에 붙어 있으면서 호르몬을 분비해 신체 대사의 균형을 유지하는 내분비 기관의 이름은 ‘갑상선’일까? 아니면 ‘갑상샘’일까?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갑상선’은 ‘갑상샘’의 전(前) 용어로 나와 있다. ‘갑상선’이 ‘갑상샘’의 전 용어가 된 것은 대한의사협회의 ‘의학용어위원회’가 2001년 발간한 ‘의학 용어집’에서 ‘갑상선(甲狀腺)’의 한자어 ‘선(腺)’을 고유어인 ‘샘’으로 순화하였고 2002년 국립국어원이 발간한 ‘국어순화자료집’에서도 ‘갑상선’을 ‘갑상샘’으로 순화한 데 따른 것이다.
‘선(腺)’은 사람의 몸속에서 물질을 분비하는 기능을 하는 세포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것을 말하는데, 사람들이 이를 줄을 뜻하는 ‘선(線)’으로 오해할 우려가 있어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고유어인 ‘샘’으로 순화한 것이다.
‘샘’은 ‘물이 땅에서 솟아 나오는 곳’을 뜻하는 말인데, 의학 용어로는 ‘선(腺)’과 같이 몸속에서 물질을 분비하는 세포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내분비선’은 ‘내분비샘’으로, ‘림프선’은 ‘림프샘’으로 순화되었고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임파선(淋巴腺)’은 ‘림프선’의 음역어이므로 역시 ‘림프샘’으로 순화되었다.
그런데 ‘전립선(前立腺)’, ‘타액선(唾液腺)’, ‘이하선(耳下腺)’ 등은 여전히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갑상선’과 ‘전립선’의 ‘선’이 동일한 분비 기관을 의미함에도 ‘전립선’이 ‘전립샘’으로 순화되지 않은 이유는 이해하기 어렵다.
한자어인 ‘선(腺)’을 고유어인 ‘샘’으로 순화한 원칙에 맞게 ‘전립선’, ‘타액선’, ‘이하선’ 등도 ‘전립샘’, ‘침샘’, ‘귀밑샘’ 등으로 순화하는 것이 타당하리라 본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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