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발의 ‘방송법 개정안’ 두고 갑론을박 
 “연예인 사회적 영향력 고려” vs “직업의 자유 침해” 
준강간 혐의를 받고 있는 정준영(왼쪽)과 최종훈. 연합뉴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명이 지난 7월 25일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 일명 ‘전과 연예인 방송금지법’이 새삼 화제입니다. 전과가 있는 연예인은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내용인데요. 발의 소식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어떤 연예인이 해당하는지, 법안 내용이 적절한지를 두고 말이 끊이지 않습니다.

오 의원 등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의 골자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 범죄자에 대한 출연정지·출연금지 등 제재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대상은 마약 관련 범죄·성범죄 또는 음주운전 및 도박의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 중에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사람입니다. 방송사업자, 우리가 잘 아는 공중파 방송이나 케이블 방송사는 이 연예인들을 방송에 출연시킬 수 없다는 내용이에요.

“최근 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이 음주운전, 마약 투약, 성범죄, 도박 등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하여 범죄자의 방송출연을 제재해야 한다.”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된 이유입니다. 예컨대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이 방송에 나오는 걸 본 시청자가 “저 연예인은 저런 범죄를 저지르고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구나”라거나 “저런 범죄를 저지르고도 방송에 나와도 되는 걸 보니, 별로 심각한 범죄가 아닌가”라는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는 것이죠. 벌써 어떤 연예인들이 무슨 범죄를 저질렀고, 그럼 이 연예인들을 방송에서 볼 수 없다는 거냐는 궁금증이 퍼지고 있습니다.

이미 전과가 있는 연예인들은 안심(?)해도 되려나요. 설령 이 법이 시행되더라도 시행 이전 ‘전과 연예인’들에게는 소급 적용이 되지 않으니까요. 쉽게 말해, 법 시행 이전에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은 출연금지 등의 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예컨대 상습도박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코미디언 이수근, 방송인 김용만, 신정환, 그룹 SES의 슈, 마약 관련 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배우 주지훈과 박유천, 그룹 빅뱅의 탑,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으로 집행유예가 확정된 배우 이경영 등 최근 SNS를 달군 그 연예인들 말이죠.

게티이미지뱅크

대중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사람이라면 형사 처벌을 받은 사람이라는 뜻인데, 연예인들에겐 생계수단 중 하나인 방송 활동을 금지하는 건 위헌적 발상이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반박도 있습니다. 다른 일은 몰라도 청소년들도 쉽게 볼 수 있는 방송에서 전과가 있는 이들이 돈을 버는 게 말이 되냐는 거죠.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서 누리꾼들은 “차라리 범죄 저지른 국회의원, 검경찰, 공무원 취업 금지법은 어떤가”(F*******), “주홍글씨(낙인)다”(푸***), “공직자부터 먼저 하면 인정”(S****)이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또 “저 정도(마약, 성범죄, 음주운전 등)는 정말 범죄자가 맞다. 음주운전은 사실상 살인미수나 다름없다”(새***)며 법안 취지에 공감하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이미 방송국 자체 규정으로 출연금지 목록이 있기는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가수 출신 방송인 고영욱, 가수 정준영, 최종훈, 승리 등인데요. 이들은 강간 또는 불법촬영 같은 범죄로 사회적 물의를 빚어 모든 방송국의 출연 금지 목록에 올랐습니다.

방송법 개정안이 실제 시행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글쎄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 법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회부된 게 지난 7월 25일, 한여름이었는데요. 계절이 바뀌고 겨울이 됐지만, 그새 진행된 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20대 국회 임기 내에 처리될 가능성, 매우 낮아 보이네요.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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