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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에는 듯한 가슴통증… 10분 지속땐 협심증, 30분 넘으면 심근경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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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에는 듯한 가슴통증… 10분 지속땐 협심증, 30분 넘으면 심근경색

입력
2019.12.09 19:00
수정
2019.12.10 11:03
22면
0 0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가슴 통증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주증상이다. 통증이 10분 이내에 그치면 협심증이고 30분 이상 지속된다면 ‘돌연사의 주범’인 급성심근경색일 가능성이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가슴 통증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주증상이다. 통증이 10분 이내에 그치면 협심증이고 30분 이상 지속된다면 ‘돌연사의 주범’인 급성심근경색일 가능성이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불면 가슴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어난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생기면 협심증 때문인지 심근경색 때문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다행히 협심증이면 당장 위중한 병은 아니지만 심근경색이라면 재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대표적인 허혈성 심장질환인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힌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하지만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일부만(60~70% 정도) 막힌 상태이고, 심근경색은 동맥경화로 좁아진 혈관 부위가 혈전으로 완전히 막혀 혈액 공급이 차단되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두 질환은 통증의 강도와 시간이 다르다. 협심증은 가슴을 가로질러 앞가슴뼈(흉골) 아래나 왼쪽에 옥죄는 듯한 통증이 주로 생긴다. 5~10분 정도 지속되다가 가라앉는데 목이나 턱, 팔로 통증이 옮겨지기도 한다. 안정을 취하면 통증이 없어진다. 협심증 환자의 15% 정도에서 아프지 않고 소화불량·가슴쓰림·땀·구토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운동할 때나 무거운 것을 들 때, 흥분하면 생긴다. 응급 처치할 상황은 아니기에 병원 외래로 와서 정밀 검사를 받으면 된다. 혀 밑에 니트로글리세린이라는 혈관확장제를 쓰면 1~2분 이내에 통증이 가라앉는다.

반면 심근경색은 일상생활 도중 혹은 잠을 자다가 갑자기 나타난다. 협심증과 통증 양상이 비슷하지만 훨씬 더 통증이 심하며 30분 이상 지속된다. 혈액 공급이 완전히 차단되기에 안정을 취하거나 협심증처럼 니트로글리세린을 혀 밑에 넣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 구역질이나 현기증이 생기기도 하고 드물지만 실신하는 경우도 있다. 간혹 설사·복부팽만·딸꾹질 등이 나타나며 호흡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한다.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가슴 한가운데에서부터 쥐어짜는 듯이 아프면서 통증 방향이 왼쪽 팔로 뻗어 가거나 목이나 등으로 뻗어 간다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심근경색이 의심되면 재빨리 119를 불러 가까운 응급실로 가야 한다. 심근경색으로 병원 이송 도중 연 평균 200여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자료)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돌연사가 전체 돌연사의 80~90%나 된다. 급성심근경색을 ‘돌연사의 주범’으로 부르는 이유다.

한규록 강동성심병원 심장내과 교수(대한심혈관중재학회 이사장)는 “관상동맥이 막힌 순간부터 심장 근육은 죽기 시작하므로 최대한 빨리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한다”며 “병원에 오면 대부분 60분 이내로 혈관을 개통할 수 있는데 환자가 잘 알지 못해 시간을 지체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4년 8만2,952명에서 2018년 11만773명으로 최근 5년 새 30% 넘게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 환자(8만4,127명)가 여성(2만6,646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2%, 40대 11%, 50대 27%, 60대 48%, 70대 28%였다.

심근경색을 예방하려면 술을 절제하고 금연해야 한다. 특히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 하지만 새벽이나 준비운동 없이 찬 공기를 맞는 것은 위험하므로 되도록 실내운동을 한다. 또한 비타민 D가 부족해도 뼈 건강과 더불어 혈관내피세포나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몸을 적절히 햇볕에 노출 시키면 비타민 D 합성에 도움이 되니 낮 시간에 일광욕을 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심근경색은 40대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젊다고 안심하지 말고 위험인자나 잘못된 생활습관이 있다면 질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정기검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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