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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0대 15%가 혈뇨 경험… 방치하면 암‧요로결석 발병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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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0대 15%가 혈뇨 경험… 방치하면 암‧요로결석 발병 위험”

입력
2019.12.03 20: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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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대한비뇨의학회 회장 “연성 내시경 통해 고통없이 진단 가능”

이규성 대한비뇨의학회 회장은 “혈뇨가 나오면 전립선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어서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규성 대한비뇨의학회 회장은 “혈뇨가 나오면 전립선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어서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血尿)는 방광암이나 신우요관암, 콩팥암 등 비뇨기계 암이나 요로결석 등의 대표적인 증상이므로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이규성 대한비뇨의학회 회장(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은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혈뇨는 비뇨기계의 이상을 알려주는 신호”라며 “혈뇨가 나타나면 비뇨의학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대한비뇨의학회는 올해부터 혈뇨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내 건강의 빨간 불, 혈뇨 바로 알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회장은 “우리 학회가 지난 9월 서울 경기 인천 부산 광주 등에 거주하는 50~74세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5%가 혈뇨를 겪었지만 이 가운데 36.5%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혈뇨를 가볍게 여기는 풍조를 안타까워했다. 그는 특히 “혈뇨가 생기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방광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대부분 검사의 필요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데다 검사할 때 적지 않은 통증을 겪으면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방광내시경 검사는 전통적으로 금속 재질로 된 ‘경성(硬性) 방광내시경’을 사용했는데 검사 도중에 적지 않은 통증이 따르는 단점이 있었다. 대한비뇨의학회 설문 조사에서도 경성 방광내시경 검사를 한 응답자의 50.5%는 ‘경성 방광내시경 검사를 다시 받을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최근 보편화되고 있는 ‘연성(軟性) 방광내시경’은 유연하게 휘는 재질이어서 검사할 때 통증이 아주 적은 편이다. 학회 설문 조사에서도 경험자 가운데 ‘연성 방광내시경을 다시 받을 의향이 없다’는 답변이 0%로 나올 정도로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이 회장은 “연성 방광내시경 검사가 점점 확산되면 비뇨의학과를 찾는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혈뇨 원인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건강검진 소변검사 항목에 단백뇨는 포함돼 있지만 혈뇨는 빠져 있어 안타깝다”며 “급격한 고령화로 비뇨기계 암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비뇨기계 이상을 알려주는 신호인 혈뇨도 국민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어 10년 전 남성암 발병률 9위에 불과했던 전립선암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우려했다.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이 위암 폐암 대장암에 이어 남성 암 발병률 4위에 올랐습니다. 전립선암은 2016년 1만1,800명으로 2015년 1만304명보다 1,496명(14.5%)이 증가했지요. 급격한 고령화와 식습관 서구화로 전립선암이 남성 암 1위가 될 날도 머지 않았는데 전립선 건강을 챙기기 위해 남성은 50세가 넘으면 저렴하고 간편한 혈액검사인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전립선암 사망률을 낮추려면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PSA 검사를 국민건강공단 일반건강검진(50세 이상 남성 암 검진)에 포함해 몇 년에 한 번씩이라도 주기적으로 시행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 회장은 비뇨기계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습관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물이 건강에 좋다는 말에 일부러 물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그러면 콩팥이나 방광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하루 1~1.5L 정도 마시는 게 적당합니다. 특히 우리 식단은 서양과 달리 국이 많기에 물을 더 많이 마실 필요는 없습니다. ‘소변을 참으면 병이 된다’는 잘못된 말 때문에 소변을 너무 자주 보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잦은 소변 누기가 자칫 비뇨기계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커피도 너무 자주 마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커피 속 카페인은 방광을 자극해 소변을 자주 누도록 만듭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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