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9 상하이 모터쇼(Auto Shanghai 2019)’에 참가한 GM은 트래커와 트레일블레이저로 명명된 두 대의 크로스오버를 선보였다.
두 차량 중 하나가 국내 시장에서 생산, 판매될 것이라 알려졌던 만큼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주된 화제로 떠올랐다. 그리고 ‘트레일블레이저’가 국내에서 생산되어 판매된다는 것이 알려졌고, 2020년 1분기에 국내 출시가 이루어 진다는 이야기도 이어졌다.
이러한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2019년 11월, LA오토쇼에서 북미 출시 사양, 즉 US-스펙의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공개됐다.
북미에서 공개된 US-스펙의 트레일블레이저는 도심 속에서의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춘 ‘RS’ 사양과 한층 볼륨감을 강조한 바디킷을 더하고 자연의 이미지를 연출한 ‘트레일블레이저 ACTIV’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트레일블레이저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GM의 의지가 담겨 있다.
특히 한국지엠에 근무하면서 차세대 컴팩트 SUV 개발에 참여하는 건 물론이고, 또 트래커와 트레일블레이저의 중국 공개 현장에서도 함께 했던 스튜어드 노리스(Stuart Norris) 글로벌 컴팩트 SUV 개발 총괄은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인 패키지와 GM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담아낸 안전 및 기능에 대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2열 시트 폴딩 시 1,500L를 상회하는 적재 공간을 통해 동급에서도 우수한 공간 활용성 또한 갖출 것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1분기 국내 시장에 출시를 앞둔 트레일블레이저는 데뷔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
한국지엠 SUV 라인업을 완성하는 ‘새로운 소형 SUV’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국내 데뷔는 크로스오버, 즉 SUV의 성장이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는 국내 시장에 요구에 발을 맞추는 선택이다. 이를 통해 쉐보레 트랙스와 이쿼녹스, 그리고 트래버스로 이어지는 한국지엠의 SUV 라인업에 힘을 더한다.
한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공식적으로 소형 SUV에 속한 존재다. 실제 개발 과정에서는 소형 SUV로 현재 판매가 진행 중인 쉐보레 트랙스의 후속 모델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트랙스’의 후속이 아닌 ‘쉐보레 트랙스의 상위 모델’로 포지셔닝 되었다.
즉, 르노삼성 QM3, 쌍용자동차 티볼리, 기아 스토닉은 물론이고 현대 코나 등과의 경쟁은 쉐보레 트랙스가 이어가는 것이며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성숙 단계에 이른 소형 SUV 시장을 더욱 확장하는 존재로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쉐보레 트레이블레이저는 같은 소형 SUV지만 더욱 큰, ‘어퍼-클래스(Upper-Class)’ 소형 SUV를 추구한다는 의미다.
실제 한국지엠의 카허 카젬(Kaher Kazem) 사장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를 ‘쉐보레 SUV 라인업을 강화하는 핵심 모델’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쉐보레 SUV 라인업에 힘을 더할 것을 기대하며 “한국지엠의 성공적인 미래 보장 및 한국지엠 SUV 라인업 강화 효과 외에도 쉐보레 글로벌 SUV 라인업 강화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 밝혀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성숙되어 가는 GM의 라이트사이징
GM은 지난 2010년 이후 다양한 포럼과 컨퍼런스에서 GM의 미래 자동차 개발 관련 전략과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다양한 변화를 예고 했고, 어느새 이러한 변화가 실행되고 반영되고 있다.
참고로 이러한 변화에 중심에는 자동차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을 가벼운 무게에 더욱 강력한 강성과 견고함을 보장하는 기가 스틸을 주 재료로 삼고, 범용성을 확대하는 전략과 비전을 담아낸 VSS(Vehicle Strategy Set)이 있다.
그리고 VSS와 함께 자동차 엔진과 변속기 개발 및 활용에 있어 모듈화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마련하고 또 최적화를 고민하는 CSS(Cylinder Set Strategy)와 GSS(transmission Gear Set Strategy)가 핵심으로 자리한다.
이를 통해 더욱 합리적인 비용과 시간을 통해 한층 뛰어나며 또 활용성을 높인 자동차 개발을 구현하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미래 시장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표현 중 하나가 바로 ‘라이트사이징’이라 할 수 있다.
VSS, CSS 그리고 GSS의 노력은 순차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으로 GM의 다양한 차량에 적용되고 있다. 실제 9세대 말리부의 부분 변경 과정에서 무게를 덜어낸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더 뉴 말리부 E-터보가 ‘라이트사이징의 시작’이 되었으며 캐딜락과 뷰익의 새로운 모델에서도 이러한 노력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더 뉴 말리부 E-터보는 3기통 1.35L 가솔린 터보 엔진과 VT40으로 명명된 신형 CVT를 조합해 기존의 2.0L 가솔린 엔진을 완전히 대체하는 경쾌한 드라이빙은 물론이고 뛰어난 효율성을 바탕으로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더 뉴 말리부 E-터보에 이어 데뷔를 앞두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 역시 설계 단계부터 라이트사이징에 대한 적극적인 기술 변화를 반영하고 고민한 차량이다. 실제 트레일블레이저는 북미 사양을 기준으로 155마력을 내는 1.3L(혹은 1.2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되고 CVT가 합을 이룰 것으로 알려져 ‘라이트사이징’에 대한 적극적인 도입이 확인되었다.
한국지엠의 지속성을 말하다
수 년 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는 한국지엠의 국내 공장 및 한국지엠의 생산성 효율 및 경쟁력에 대한 경고가 이어졌다. 이는 한국지엠의 수장으로 부임했던 이들의 입을 통해서도 직접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경고의 결과는 군산 공장의 폐쇄 및 매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지엠은 ‘한국에서의 생산’에 대한 약속을 했고, 실제 스파크와 트랙스, 그리고 말리부 등은 국내에서 계속 생산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여전히 공장 및 한국지엠의 생산 축소에 대한 위험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멕시코와의 트랙스 생산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소식과 함께 ‘트레일블레이저의 데뷔가 가까워지고 있다’라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인 요소일 것이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성공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겠지만 분명 한국지엠에게 트레일블레이저의 생산과 생산을 통한 수출은 큰 의미가 될 것이다.
특히 판매 모델 중 60%를 수입 모델로 하더라도 40%는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으로 하겠다는 한국지엠의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하나의 축’이라 할 수 있다.
한국지엠의 카허 카젬 사장은 LA오토쇼에서 진행된 트레일블레이저의 공개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카허 카젬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트레일블레이저를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북미 시장에 선보이게 돼 기쁘다”라며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지엠의 성공적인 미래를 보장하게 될 핵심 제품 중 하나다”라며 트레일블레이저가 단순히 ‘비중을 맞추기 위한’ 존재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언급했다.
한국지엠의 SUV 라인업 강화를 비롯해 아직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낯선 '라이트사이징의 가치'의 스토리텔러는 물론이고 한국지엠의 지속성 등을 보장하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중요한 존재, '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과연 어떤 모습과 구성으로 국내 시장에 데뷔하고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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