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전기업체 파나소닉이 반도체 부문을 대만 누보톤(新唐科技) 테크놀로지스에 매각하기로 했다. 파나소닉이 1952년 네덜란드 필립스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67년 만이다.
교도통신 등은 파나소닉이 적자가 누적된 반도체 사업을 접고 성장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구조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28일 보도했다. 매각 대상은 반도체 개발 및 제조, 판매를 담당했던 100% 자회사 ‘파나소닉 세미컨덕터 솔루션즈’와, 3개 공장에서 이미지 센서 등을 생산하고 있는 이스라엘 반도체업체와의 합작사 ‘파나소닉 타워재즈 세미컨덕터’다.
1950년대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파나소닉은 일본과 해외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해왔다. 1990년대 반도체 매출 상위 10위권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한국과 대만 업체가 급성장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파나소닉은 최근 오카야마현과 가고시마현에 있던 공장을 폐쇄했으며, 올해 4월에도 일부 사업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시도해왔다. 그럼에도 파나소닉 세미컨덕터 솔루션즈는 2019 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에 매출 922억엔에 영업적자 235엔을 기록할 정도로 경영이 악화됐다. 내년에도 수요 침체로 영업흑자를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결국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파나소닉의 반도체 사업 철수는 일본 반도체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1990년만 해도 일본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49%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이 반도체 시장을 빠르게 압도하면서 30여년이 지난 지난해에는 점유율이 고작 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파나소닉의 반도체 부문을 흡수하는 대만 누보턴은 2008년 대만 반도체 업체 윈본드가 100% 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을 주로 생산한다. 대만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이스라엘과 인도에 지사를 두고 48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