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일자리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6만개 이상 늘어났지만, 증가분의 90% 가까이를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40대가 점유한 일자리는 건설업 부진과 맞물려 오히려 감소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1,868만5,000개로 전년 대비 46만4,000개(2.5%) 증가했다. 올해 1분기(+50만3,000개)보단 적지만 지난해 2분기(+24만5,000개)에 비해선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임금근로 일자리동향은 표본 설문으로 작성되는 고용동향과 달리 사회보험, 사업자등록자료 등 행정자료를 기반으로 하며 자영업을 제외한 상용, 임시, 일용직을 대상으로 한다.
산업별로는 보건ㆍ사회복지 분야에서 16만2,000개, 도소매업에서 7만7,000개 늘어 일자리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보건ㆍ사회복지 일자리는 정부가 노인 일자리를 늘린 영향이 크고, 도소매업은 온라인쇼핑이 급성장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해 1분기 이래 매번 줄고 있는 건설업 일자리는 이번에도 8만7,000개나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22만8,000개)과 50대(+18만9,000개)가 차지하는 일자리가 큰 폭으로 늘었다. 50대 이상의 장년ㆍ노년층 일자리가 전체 증가분의 89.9%를 차지하는 셈이다. 특히 늘어난 보건ㆍ사회복지 분야 일자리의 83.3%에 해당하는 13만5,000개가 50대 이상에 집중됐다. 추가된 도소매업 일자리 중 40.3%(3만1,000개)가 50대에, 공공행정 일자리의 24.2%(1만6,000개)가 60대에 돌아가기도 했다.
반면 40대가 점유한 일자리는 전년보다 2만6,000개 감소했다. 특히 40대의 건설업 일자리가 3만7,000개나 줄어 전체 일자리 감소 폭보다도 컸다. 건설업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선 일자리가 늘어난 셈으로, 건설업 부진이 40대 일자리 불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는 1분기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일자리 안정자금지원정책, 초단시간 근로자 고용보험 당연가입조건 변경이 영향을 미쳤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초단기 근로자들이 늘면서 행정자료상에 더 많은 일자리가 잡히게 된 것이다. 박진우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피보험자로 잡히게 된 임금근로자는 주로 서비스업 등 초단기 업무에 분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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