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트럼프, 보복 증언 두려운 듯 돌연 “볼턴은 애국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트럼프, 보복 증언 두려운 듯 돌연 “볼턴은 애국자”

입력
2019.11.27 17:09
수정
2019.11.27 19:11
16면
0 0

하원 법사위는 탄핵소추 법률검토

선거유세차 26일 미 플로리다주 선라이즈의 BB&T센터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 도중 입을 꾹 다물고 있다. 플로리다=EPA 연합뉴스
선거유세차 26일 미 플로리다주 선라이즈의 BB&T센터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 도중 입을 꾹 다물고 있다. 플로리다=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하원의 탄핵 추진이 새 국면에 진입했다. 전ㆍ현직 관료들의 의회 증언을 허용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온 데 이어, 탄핵소추안 작성 주체인 하원 법제사법위가 법률 검토 착수를 공식화 하면서다. 크리스마스(12월 25일) 전 탄핵안 표결 시간표가 의원들의 입에 오르는 등 탄핵 과정에 속도가 붙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증언 가능성이 대두되는 핵심 인물들을 뜬금없이 치켜세우며 조급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 CNN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26일(현지시간) 하원 법사위가 내달 4일 공개 청문회를 열고 대통령 탄핵의 헌법적 근거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에 대한 증언ㆍ증거 수집 단계를 마무리 짓고 다음 절차로 넘어가겠다는 신호다. 법사위 청문회에는 전문가들이 출석, 앞선 조사에서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적을 헌법상 탄핵 사유로 볼 수 있는지 증언하게 된다.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청문회 개최 사실을 공식 통보했다. 그는 서한에서 “위원회는 대통령에게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하원의 탄핵소추 권한을 행사할지 논의할 것”이라며 “오는 1일까지 본인 또는 변호인의 증인신문 참여 의사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간 탄핵조사를 이끌어온 하원 정보위는 결과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은 “추수감사절 휴회가 끝나는 대로 탄핵 조사 보고서를 법사위에 넘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법사위가 법률 검토를 거쳐 탄핵소추안을 완성하면 크리스마스쯤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이후 본격적인 탄핵심판은 상원에서 주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추수감사절 전통에 따라 칠면조 '버터'를 사면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추수감사절 전통에 따라 칠면조 '버터'를 사면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빨라진 탄핵 시계에 트럼프 대통령도 분주해졌다. 먼저 자신이 지난 9월 경질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전날 백악관이 전ㆍ현직 관료들의 의회 증언을 허용해야 한다는 연방법원 결정이 나오면서 볼턴 전 보좌관의 ‘보복 증언’ 가능성이 커지자 황급히 수습에 나선 것이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나는 미래의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위해 싸우고 있지만 사실 사람들이 증언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존 볼턴은 애국자이고, 우크라이나가 부패한 국가라서 내가 원조금을 보류한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썼다. 또 “마찬가지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릭 페리 에너지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도 탄핵조사 사기극에 나가 증언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의 추수감사절 연례행사인 ‘칠면조 사면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도 그는 야당 주도 탄핵조사에 대한 조롱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면대상 칠면조인 ‘버터’와 ‘브레드’를 소개한 뒤 “이들은 어떤 조건에도 평정을 유지하도록 특별히 키워졌다”며 “이미 시프 정보위원장의 지하실에 목요일 출석하도록 소환장을 받았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탄핵조사 중 정보위가 의회 지하에 위치한 회의실에서 비공개 증언을 청취한 사실을 비꼰 것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브레드와 버터는 이전 증인들과 달리 나와 실제로 만났다는 것을 언급해두겠다. 아주 드문 일이다”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탄핵 조사에 응한 증인들이 제3자에게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거짓 의혹을 제기한다는 ‘뼈 있는 농담’이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