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주도로 청정한 공기를 위한 ‘세계 푸른 하늘의 날’이 지정됐다. 대기질 개선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국제적 공감대를 이끌어 낸 결과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제74차 유엔총회 제2위원회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푸른 하늘을 위한 세계 청정 대기의 날’ 결의안을 모든 회원국의 총의(컨센서스)로 채택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주도해서 제정된 최초의 유엔 기념일이다. 또 유엔총회 제2위원회에서 채택된 최초의 대기오염 관련 결의이기도 하다.
결의 채택에 따라 2020년부터 매년 9월 7일은 ‘푸른 하늘을 위한 세계 청정 대기의 날’로 기념된다. 환경 분야 유엔 전문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이 이행 기구 역할을 맡는다
이번 결의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을 계기로 본격 추진됐다. 올해 9월 뉴욕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대기질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의지를 모으기 위한 기념일 지정을 제안했다. 외교부 본부와 주유엔대표부, 환경부, 국무조정실, 국가기후환경회의 등이 범정부적 전방위 외교활동을 통해 이번 결의안이 전체 유엔 회원국의 고른 지지를 받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미세먼지의 발원지로 꼽히는 중국은 이번 기념일 지정에 부정적 태도를 취하다 우리 정부의 설득 끝에 컨센서스에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의는 본문에서 “유엔 회원국, 유엔 기구 및 국제ㆍ지역기구, 시민사회, 개인을 포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게 ‘푸른 하늘을 위한 세계 청정 대기의 날’을 기념하고 청정 대기를 위한 국제협력 증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조현 주유엔대표부 대사는 이날 “이번 결의 채택은 (대기오염 해결을 위한) 종착점이 아니라 시작”이라면서 “결의의 진정한 가치는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단결해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도 기념일 제정을 계기로 대기질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을 연계하여 저탄소 시대를 준비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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