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민 메세지팩토리협동조합 대표
“도시재생에도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무작정 개발한다고 해서 지역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메세지팩토리협동조합’ 노경민(34)대표는 “다른 지역이 잘 된다고 지역특성을 무시한 채 그대로 따라 하다간 해당 지역의 전통과 문화, 방향성을 잃게 할 수 있다”며 스토리가 있는 도시재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메세지팩토리협동조합은 대구ㆍ경북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는 협동조합이다. 2011년 소셜메신저라는 동아리로 출발해 2014년 메세지팩토리협동조합으로 개편했다. 대구 달서구와 경북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2017년엔 대구 달서구도시재생지원센터도 위탁 운영 중이다. 조합 사무실은 지난 6년간 신협의 지원을 받아 무상으로 사용,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노 대표는 “각자 관심이 있는 영역에서 문제를 연구하면서 개인과 단체가 동반 성장하도록 하는데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다”며 “활동 과정에서 각 세대가 함께 하는 주민활동이 도시재생사업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지금까지 두류동 미로마을 활성화, 신당동 레드블록 활성화 등을 수행했다. 올해는 상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와 함께 상주 마을탐정단, 상주 타운런, 상주쌀롱 등 지역 청년들과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토론하고 직접 현장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대구 경화여고 학생들과 함께 동물학대, 여성인권, 정치, 자존감 등 4개 주제를 가지고 학생들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도 기획ㆍ운영했다. 사회적으로 가치를 지닌 이야기나 고민, 문제 등을 공론화 해 새로운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하자는 것이 취지다.
노 대표가 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는 달서구도시재생지원센터는 송현동과 죽전동 일대에 주거확충, 일자리 창출, 문화여가환경증진을 비롯해 주민공동체 활성화, 상권 살리기 등을 추진 중이다. 또 도시활력증진지역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대구 상인동 상화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기행 프로그램 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도시재생의 부정적 측면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방송으로 유명세를 탄 서울 포방터 시장의 경우, 특정 식당이 인기를 끌면서 지역 상권까지 함께 살아났지만 소음과 민원, 쓰레기 등 뜻밖의 부작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대표는 “도시재생의 근본 취지는 해당 지역을 대단한 상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설계단계부터 주민의견을 잘 반영해 침체한 도시를 어떤 곳으로 다시 만들 것인가 고민해야 하고, 상권 활성화나 개발 논리에 밀려 본말이 전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는 말처럼 주민들과 밀착해 지역의 새로운 스토리를 발굴하고 본 취지를 살린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도시재생사업이 나아갈 길을 밝혔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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