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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모르는 출산율, 0.9명도 무너져… 3분기 0.88명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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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모르는 출산율, 0.9명도 무너져… 3분기 0.88명 ‘역대 최저’

입력
2019.11.27 13:52
수정
2019.11.27 18:5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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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서울시내 산부인과의 신생아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2월 서울시내 산부인과의 신생아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사상 처음 1.0명선이 깨지며 충격을 줬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 중 낳을 걸로 예상되는 아기 수)이 올해 3분기에는 0.9명에도 못 미치며 분기 기준 역대 최저 기록까지 갱신했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7~9월 합계출산율은 0.88명으로 1년 전보다 0.08명 감소했다. 3분기 기준 합계출산율은 지난해(0.96명) 처음 1명 아래로 진입한 뒤 1년 만에 0.9명 선마저 깨졌다. 이는 모든 분기를 통틀어 가장 낮았던 지난해 4분기(0.89명)보다도 낮은 역대 최저 기록이다.

합계출산율은 전남(0.10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떨어졌다. 충북(-0.17명), 세종(-0.16명), 충남(-0.12명)에서 감소폭이 컸다. 한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 0.98명으로 ‘출산율 1명대 미만’ 국가에 진입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낮아질 전망이다. 올 들어 1~3분기 합계출산율은 모두 전년 동기보다 낮았다.

3분기 국내 출생아 수는 7만3,79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87명(8.3%) 줄었다. 3분기 출생아는 2015년 10만8,263명을 시작으로 4년 연속 최저치를 갱신해왔는데 8만명 선이 무너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올해 1~9월 태어난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감소한 23만2,317명으로 집계됐다. 남은 4분기 출생아 수가 전년 동기 대비 9.2% 이상 줄어들게 되면 연간 출생아 수는 30만명 미만이 될 수도 있다.

향후 출산율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혼인 건수는 3분기 들어 감소폭이 완화됐지만, 여기엔 신고가능일수가 1년 전보다 늘어난 특이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월 혼인 건수는 1만5,8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급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혼인 건수는 5만3,320건으로 지난해보다 0.9%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 1분기(-10.7%), 2분기(-7.8%)에 비해 감소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올해 9월 추석 연휴와 주말이 작년보다 하루씩 적었다”며 “혼인신고를 할 수 있는 날이 늘어나 혼인건수도 자연스레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악의 저출산 현상을 ‘양질의 일자리’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청년층 취업과 저출산의 관계’ 보고서에서 첫 직장 입사 당시 월급이 더 많고, 직장 규모가 크며, 정규직으로 입사했을 때 첫아이 출산 확률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2008년 이후 첫 직장을 얻은 4,773명(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 패널 조사 대상)을 추적 조사한 결과, 첫 직장 입사 당시 월급을 100만원 더 받은 경우 첫아이 출산 확률이 2.7% 상승했다. 또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청년들이 첫아이를 낳을 확률이 더 높았고, 정규직으로 입사한 경우 출산 확률은 비정규직에 비해 1.8% 상승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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