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트럼프에 참가 요청 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하원의 탄핵 추진이 새 국면을 맞는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증언과 증거를 모으는 조사를 마무리 짓고 탄핵의 헌법적 근거를 검토하는 단계로 진입, 탄핵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법률 검토가 끝나면 본격적인 탄핵소추안 작성이 시작될 예정이다.
미 CNN방송 등은 27일(현지시간) 하원 법사위가 내달 4일 대통령 탄핵의 헌법적 근거를 검토하는 공개 청문회를 연다고 전했다. 법사위 청문회에는 전문가 증인들이 출석해 앞선 정보위 주도 탄핵 조사에서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적이 헌법상 탄핵 사유가 되는지를 증언하게 된다.
전날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청문회에 초청했다. 그는 “위원회는 대통령에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탄핵소추 권한을 행사할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며 다음달 1일까지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나 변호인의 청문회 참석 의사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하원 정보위는 결과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앞서 정보위는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2주간 공개 청문회를 개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과 관련한 당국자 증언을 청취했다.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은 추수감사절 휴회가 끝나고 의원들이 복귀하는 내달 3일쯤 법사위로 조사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를 보내겠다고 예고했다. 법사위에서 법률 검토를 거쳐 탄핵소추안을 작성하면 본회의 표결이 실시되고, 상원에서 본격적인 탄핵심판이 시작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추수감사절 전통에 따라 칠면조를 사면하면서 하원의 탄핵 조사를 또 한 번 조롱했다. 그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사면 대상인 칠면조를 소개한 뒤 “고맙게도 칠면조 ‘버터’와 ‘브레드’는 어떤 조건에도 평정을 유지하도록 특별히 키워졌다”며 “이는 매우 중요한데 그들은 이미 시프 정보위원장의 지하실에 목요일 출석하도록 소환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하원 정보위가 의회 지하에 위치한 회의실에서 당국자들의 비공개 증언을 청취, 공화당의 반발을 샀던 일에 빗댄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레드와 버터는 이전 증인들과 달리 나와 실제로 만났다는 것을 언급해두겠다. 아주 드문 일이다”라고 덧붙이며 탄핵 조사에 응한 증인들이 제3자에게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의혹을 제기한다는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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