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인생 드라마'로 꼽는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공효진은 주인공 동백에 완벽히 스며들었다. 바스라질 것 같다가도 오뚜기처럼 일어서는 동백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실제 공효진 역시 그랬다. 스태프들과 아쉬움의 눈물을 흘릴 땐 한없이 여린 사람이지만, 소신과 강단 그리고 자신감을 지닌 배우임에 분명했다.
공효진 연기의 장점은 '생활연기'다. 그가 울고 웃을 땐 진심이 느껴진다. 보는 사람 역시 몰입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일각에서는 '비슷한 연기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공효진은 많은 작품을 통해 변신을 시도해왔다. 스스로도 이 부분에 대해 명확히 짚고 넘어갔다.
"지금까지 한 번도 비슷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없었는데, 이 작품 하면서 희한하게 항간에 그런 얘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을 해봤어요. 지금까지 변신을 한다고 많이 한 거 같은데도 그렇게 얘기가 왜 나올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게 사실인데, 그런 얘기가 나오니 제가 그런 사람이었더라고요.(웃음) 죄송하게 생각을 해요. 욕인지 칭찬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오랜 기간 그를 따라다닌 '공블리' 수식어에 대해서는 "좋아한다"고 말했다.
"변신을 해야겠죠. 해드릴게요. 저보고 똑같다고 하면서, 드라마는 좋아하시잖아요. 제일 잘하는 거 종종 한다는데 왜 그게 싫을까요. 주종목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나요? 그냥 배우의 숙명이죠. 모두가 똑같이 판단할 수는 없는 거니까 배우의 숙명이라 생각해요. 계속 평가가 돼야 더 잘하려고 하고 이를 악물고 변신하지 않겠어요? 모두가 변신이라 생각하는 걸 해야겠단 생각도 들고요."
공효진은 "어렵기도 하고 가혹할 때가 있지만, 모두가 변신했다고 얘기하는 걸 듣는 순간 그간 쌓인 응어리가 풀리고 '이래서 이 일을 하나보다' 싶은 성취 과정이 기다릴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백꽃 필 무렵'은 수많은 작품을 거쳐온 공효진에게도 깊은 만족감을 준 드라마였다.
"보통 드라마는 '제발 끝나라, 집에서 쉬고 싶다' 하면서 끝났는데 이번엔 얘기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연재 만화와 소설을 보는 것처럼 그 얘기들이 이제 끝났다는 게 믿기 싫고 그랬어요. 작가님도 '21부 쓰고 싶다. 지금도 쓸 수 있을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마침표를 찍는 거에 힘들어 하시는 거 같아요."
그는 "주연배우들 외에 옹벤져스 언니들과 필구, 엄마, 종렬이도 다들 이제 그만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더라"며 "모두 그렇게 느끼기도 쉽지 않은데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면서 웃었다.
"작가님한테 21부를 써달라고 하면 어떨까요? 그냥 글로만요. 하하. 정말 궁금하거든요."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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