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자궁내막증, 생리통에 효과 있지만, 자가 진단 복용 금물
산부인과 전문의 “여성 질환 효과 보려면 의료진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대구 달서구에 사는 조수미(21·가명)씨는 피임약을 처방받기 위해 여의사 산부인과를 찾았다. 피임약 처방을 원한 이유는 여드름 치료 때문이었다. 그는 ‘피임약을 먹으면 여성호르몬이 조절되기 때문에 여드름 치료에 특효약’이라는 정보를 접하고 피임약을 구할 결심을 했다. 그러나 산부인과에서는 여드름 치료목적의 피임약 처방을 해주지 않았다.
이애현 산부인과 전문의는 “최근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면 여드름이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약국에서 산 피임약을 임의로 먹어서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피임약이 여드름 치료과 다양한 여성 질환을 치료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되긴 하지만 의료진과 상의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임약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의료진의 도움을 받지 않고 약국에서 구매해 자가복용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일부 피임약 성분에 여드름이 억제되는 성분이 있긴 하지만 무작정 피임약으로 여드름을 치료하겠다는 것은 부작용도 같이 떠안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피임약은 여성의 몸 안에 생리와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으로 만들어진 약이다. 호르몬 조절을 통해 배란을 억제하기 때문에 피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불순한 생리 주기를 맞추거나 다낭성증후군 자궁내막증 치료나 생리 전후 여드름 치료 등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여드름의 원인은 호르몬 영향이나 피지 과다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특히 남성과는 달리 여성의 경우 생리가 호르몬 영향으로 생기기 때문에 생리 전후 여드름이 심해지거나 특정 부위에 여드름이 생기기도 한다. 또 생리가 불규칙하면서 호르몬 불균형 탓에 피부트러블이 심해지는 예도 있다. 하지만 이 증상은 여드름의 근원적인 원인이 아닌 일시적인 증상에 불과하다.
여성 여드름 중 피지가 과도하게 분비되며 생기는 안드로겐은 남성 호르몬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여성에게도 일부 발생하기도 해 이를 억제하는 성분이 있는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여드름이 개선되는 효과가 생기기도 한다.
피임약의 근원적인 성분은 스테로이드 호르몬 중의 하나인 여성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배란을 억제하는 황체 호르몬인 프로게스틴으로 이뤄졌다. 피임 목적이나 호르몬 균형의 목적이 아니면 에스크로겐의 부작용인 자궁 출혈, 심장 박동 증가 등이 생길 수 있는 데다 프로제스틴의 부작용인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어디에 효과를 볼지 정확하게 모른 채 무턱대고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은 큰 부작용을 떠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피임약으로 여드름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여드름의 원인이 산부인과 질환과 관련이 있거나 여성호르몬 이상, 생리 주기나 임신이나 여러 가지 여성 신체와 관련이 있을 때 산부인과 전문의의 판단에 약을 처방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장점도 있다. 경구용 피임약은 피임뿐만 아니라 생리 주기 조절, 생리통, 다낭성난소증후군이나 자궁내막증 치료 등 다양한 범위에서 치료목적으로 활용된다. 의료진의 판단하에 가장 적합한 성분을 가진 피임약을 처방받을 경우 1석3조 효과까지 볼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메스꺼움, 체중 변화 점상출혈 유방긴장감 정서변화 두통 등이 있을 수 있다. 혈전색전증, 중증고혈압, 중증고지혈증 병력이 있거나 과도한 흡연 비만 간질환이 있을 경우는 반드시 의료인과 상의 후 피임약을 복용해야 한다.
이 전문의는 “과거 임신과 출산 위주의 산부인과가 여성들의 건강검진과 질환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 같은 해프닝이 벌어져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찾을 때마다 안타깝다”며 “산부인과에서는 여성들의 말 못 할 고민과 성 관련 문제 질환까지 치료하는 만큼 1차 검진은 산부인과에서 받은 후 각 분야의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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