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해안포 사격’ 북한 보도 없었다면 공개됐을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해안포 사격’ 북한 보도 없었다면 공개됐을까

입력
2019.11.26 20:00
6면
0 0

 국방부 “분석 중이었다” 해명 불구 23일 포격 사실 은폐 논란… 연평도 9주기ㆍ아세안정상회의 부담됐을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대를 방문해 군 간부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대를 방문해 군 간부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군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시를 받아 해안포를 발사한 사실이 북한 매체 보도로 알려진 후에야 국방부가 9ㆍ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유감을 표명한 것과 관련, 우리 정부가 포격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11월 23일 오전 중에 (북한의 해안포 포격이 있었다는 사실이) 파악됐다”며 “(포격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말씀 드리기에 제한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사안에 대해서 저희가 분석하는 와중에 북한 중앙매체의 발표가 있었고, 그걸 저희가 확인한 다음에 즉각적으로 유감 표명을 했고 또 항의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매체가 관련 사실을 보도하자 국방부가 뒷북 공개를 했으며, 남북관계에 미칠 여파를 고려해 당초에는 북측의 9ㆍ19 군사합의 위반 사실을 은폐할 생각이었다는 항간의 의혹을 부인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포격한 23일은 연평도 포격 사건 9주기였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어색해진 남북관계를 고려해 이를 공개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정상들을 초청해 열고 있는 ‘2019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임박한 시점이었다는 점이 고려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무성하다. 9ㆍ19 군사합의에 위반되는 북측의 포격 사실이 알려지면 아세안 무대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의제를 올리겠다는 정부 구상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23일 당일에는 포격에 대한 분석이 진행 중이라 공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군은 11월 23일 오전 미상 음원을 포착해 분석 중이었으며, 25일 북한 공개 활동 보도를 통해 창린도 해안포 사격으로 평가했다”며 “이에 따라 9ㆍ19 군사합의 위반에 즉각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강력히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정리하면, 군 당국은 김 위원장이 23일 창린도 일대를 방문한 사실을 포착, 동선을 좇았지만 해당 지역에서 인지한 미상 음원의 정확한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북한 매체 보도를 본 뒤에야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북한군이 포격을 한 것으로 상황을 정리했다는 것이다. 한 군 관계자는 “미상 음원을 포착한 우리 군의 대북 정보능력 노출을 우려해 구체적인 사안을 알리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해안포 발사 훈련을 한 데 대해 서해지구 군통신망을 이용해 북측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오늘 오전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이용해 북측에 강하게 항의했다”며 “구두로 항의하고 전화통지문도 보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남북접경 지역인 창린도 방어부대를 방문해 해안포 사격을 지도했다고 북한 관영매체들이 25일 보도했다. 북한 매체 보도 등에 따르면 당시 창린도 해안포중대는 사거리 12㎞의 76.2㎜ 해안포를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