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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개정안 27일 부의… ‘운명의 1주일’ 타협의 정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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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개정안 27일 부의… ‘운명의 1주일’ 타협의 정치 시험대

입력
2019.11.27 04: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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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 강행 땐 후유증… 야당에 1주일 집중 협상 제안 

 한국당 내부서도 협상론 나오지만 지도부는 강경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26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실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오신환, 자유한국당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배우한 기자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26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실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오신환, 자유한국당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배우한 기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면서 여야 지도부의 정치 협상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선거법 개정안이 ‘부의’됐다는 건 본회의에서 언제든 상정해 표결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국회가 당장 표결 절차에 돌입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또 다른 패스트트랙 법안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이 부의되는 ‘12월 3일 이후’를 사실상 처리 시한으로 제시했고,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자칫 물리적으로 양측이 충돌하는 ‘동물국회’가 재현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12월 3일까지 남은 기간이 여야 모두에게 운명의 1주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선제적으로 야당을 향해 1주일간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할 것을 제안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든 야당에 집중 협상을 제안한다”며 “앞으로 일주일이 모든 지도자들이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결정적 순간”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당과 공조를 통해 패스트트랙 법안을 밀어붙이기 보단 협상에 먼저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는 “제1야당 대표가 일주일째 노상 단식을 하고 있고 많은 국민들이 국회가 다시 극한 대결에 빠지는 게 아닌가 걱정을 한다”며 “싸울 때 싸우더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법안을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지만, 황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기만 한다면 협상이 아예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전날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지금 돌이켜 보면 접점이 어느 정도 보이는 것 같다. 한국당 개별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대비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 것도, 협상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린 까닭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국당의 입장을 충분히 들을 준비가 됐고, 황 대표의 단식 중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 일각에서도 ‘조건부 협상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강석호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무엇이든 협상을 하려면 서로 주고받아야 가능하다”며 “전부냐 전무냐, 이렇게 가면 서로가 파멸”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선거제 개편만은 막아야 한다”면서도 “공수처 법안을 조금 손질해 독소조항을 빼고 어느 정도 협상이 된다면 (가능하지 않겠나)”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 역시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법을 일방처리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을 경우 당내에서 협상론을 제기할 움직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다만 협상에 나서야 할 한국당 지도부 등 당내 다수는 ‘타협 불가’를 고수하고 있어 협상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현실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의 끈은 놓지 않겠지만,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논의하는 것이 진정한 협상”이라며 “패스트트랙 무효선언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소속 의원들도 이날 선거법 개정안이 강행처리될 경우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택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과 관련한 의미있는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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