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구청장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검찰, 오늘 구청장실 압수수색
이제학 전 구청장은 허위사실 공표… 뒤늦게 상대 거짓증언 드러나기도
김수영 양천구청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확인하기 위해 검찰이 양천구청을 압수수색한 26일 오후 서울 양천구청 구청장실로 검찰 수사관들(오른쪽 두 명)이 들어가고 있다. 박형기 인턴기자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수영(54) 서울 양천구청장은 당시 남편의 뒤를 이어 양천구 수장을 맡아 화제가 됐다. 김 구청장의 남편 이제학(55) 전 양천구청장은 2010년 구청장에 당선됐으나 이듬해 대법원에서 허위사실 공표죄가 인정돼 벌금형을 받고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뒤늦게 허위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지만 구청장직을 이미 내놓은 뒤였다.

남편의 명예회복을 위해 구청장에 출마한 뒤 내리 2연임을 하고 있는 김 구청장에게 새로운 위기가 닥쳤다. 검찰이 2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김 구청장의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김 구청장은 남편에 이어 본인도 ‘터무니없는 의혹’에 휘말렸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전현직 양천구청장 부부가 모두 검찰수사를 받는 처지에 놓이면서 이들의 수난사가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26일 오전 신정동 양천구청에 수사관을 보내 청장실과 일자리경제과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의혹이 제기된 시점에 작성된 공문서와 직원들의 e메일 내역, 회의록 등을 확보했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것은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지난달 말 김 구청장을 정치자금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로, 이 전 구청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각각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고발장에서 김 구청장이 2014년 양천구청장으로 당선된 뒤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지역 기업인들에게 수억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구청장은 아내가 이 같은 돈을 받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했고, 해당 금액을 김 구청장과 함께 공유했다며 알선수재 혐의로 고발됐다. 또 김 구청장의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서는 2014년 '대규모 점포 개설허가'를 내면서 상인회와 야합해 최초 제시 금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요구하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김 구청장은 양천구를 통해 발표한 공식입장에서 "대규모 마트 입점 신청 과정에서 양천구청이 직권을 남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관련 건을 법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면서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주장 역시 전혀 사실무근이며 특혜를 주기 위해 금품을 제공받은 일도 없다"고 밝혔다. 이번 검찰 수사로 김 구청장의 혐의와는 상관없이 양천구청장 부부를 덮치는 정치적 악재를 안타깝게 보는 시선들이 많다.

실제로 이 전 구청장은 상당히 억울한 사법처리로 인해 구청장 직을 상실했다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다. 이씨는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 추재엽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선거운동 당시 ‘추 후보가 보안사 근무 시절 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를 간첩으로 조작하려는 고문에 가담했다’는 허위 내용이 담긴 공개질의서와 보도자료를 발송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2011년 6월 대법원에서 허위사실 공표죄가 인정돼 벌금형을 받고 구청장 직을 상실했다. 추 후보는 그 해 8월 재선거에 출마해 3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얼마 안 돼 반전이 일어났다. 이 전 청장의 재판에 출석해 “고문에 가담하지 않았으며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는 추 후보의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한 재일동포 목격자가 나타난 것이다. 법원은 제일동포의 주장을 인정해 2012년 10월 추 구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3월을 선고하고 위증 및 무고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을 선고한 뒤 법정에서 구속했다. 추 구청장은 대법에서 징역 1년3개월을 선고 받음과 동시에 구청장 직을 잃었다.

김 구청장은 남편의 명예회복을 벼르며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제6회 지방선거에 출마해 새누리당 오경훈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고, 지난해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자유한국당 강웅원 후보를 제압하며 연임에 성공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전현직 양천구청장이자 부부 사이인 두 사람의 정치적 풍파가 꽤나 거친 편”이라며 “혐의 사실 여부를 떠나 부부가 동시에 수사를 받는 입장이 된 것에 대해 착잡하게 보는 시선이 많다”고 전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역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