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학생들의 배움터로 사랑을 받았던 전남 목포시 제일정보중ㆍ고등학교가 부실운영 도마에 오르면서 학교운영자와 학생 간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이 학교는 지난해 말 전남도교육청 감사결과, 교원임용 문제와 시험지 유출ㆍ출결부실ㆍ후원금 강요 등 학사비리로 시정명령을 받았지만 여전히 부실하게 운영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전남교육청과 목포제일정보중ㆍ고 학생회 등에 따르면 1961년 평생교육시설로 설립된 이 학교는 설립자(교장) 사유재산으로 19개 학급에 800여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지만, 최근 법인화가 추진되면서 교직원들은 구조조정 불안감 속에서 설립자 가족과 학생 간 갈등을 빚고 있다. 이 학교에는 김 교장의 큰 며느리는 교감, 막내아들 내외는 교사, 사위는 교직원 등으로 종사하고 있다.
50년 넘게 지역 고령자를 위한 배움의 터전으로 사랑을 받았던 이 학교가 지난달 28일 설립자 등이 재단법인 ‘향토’를 설립하고 법원 등기를 마치면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법인화 과정에서 학교 규모(학급수)가 과반수 이하로 줄어 교직원 구조조정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여기에 가족 간 재산권 다툼까지 벌어지면서 점입가경이다.
여기에다 설립자인 김 교장이 지난해부터 퇴임한 큰 며느리 A씨를 불법적인 계약제 교감에 이어 교장직무대리까지 임명하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현재 전임 학생회장 등은 교감퇴진 등을 요구하며 전남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학교에 매년 15억원 가량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전남교육청도 적격자를 교감으로 선임할 것을 지시했지만 수개월째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남교육청은 지난해 말 교장 갑질과 교원 임용 부적정 문제가 불거져 이 학교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이 학교 설립자는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교감자격증이 없는 자신의 며느리를 교감으로 채용하고 계약기간을 연장한 데 이어 교장 직무대리로 임명하기까지 했다. 또 2016년까지 일부 학생에게 지속적으로 시험지를 유출했다는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다. 학생 출결도 일(日)이 아닌 월(月)로 부실 관리됐고, 교장이 교직원과 학생회 임원 등에게 ’개XX’, ’X년‘ 등의 욕설과 폭언도 모자라, 일부 학생들에게 육성회 후원금 납부를 강요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도교육청이 교장 등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학교 측은 “교사자격증이 있는 교사를 임명권자인 학교장이 임명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남교육청은 이 학교가 수개월째 감사결과에 대해 개선하지 않자, 보조금 지급 제한카드를 꺼내 들었다. 윤명식 전남교육청 행정과장은 “장기적으로 개선이 안될 때는 교육과정 중지라든가 학교시설 폐쇄까지 강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일정보중ㆍ고등학교는 전남 일선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수백여 명을 배출해 늦깎이 학생의 배움터로 알려졌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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