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비교정보 공개
프라이팬은 1만회 이상 문질러도 코팅 안 벗겨져
식재료 눌어붙을 수 있어 세척 주의해야
기름 없이 튀김 요리를 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는 ‘에어프라이어’의 코팅 내구성이 프라이팬 수준에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팅이 벗겨져도 납 성분은 검출되지 않아 안전상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요리를 할 때 식재료가 눌어붙을 수는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 에어프라이어 9개 브랜드, 9개 제품을 대상으로 조리성능, 소음, 코팅 내마모성, 소비전력량, 안전성 등을 시험ㆍ평가한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평가 결과, 모든 에어프라이어의 코팅 내마모성은 ‘보통’ 수준으로 평가됐다. 소비자원이 제품 성능을 평가할 때 △상대적 우수 △양호 △보통으로 등급을 나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가장 낮은 수준인 셈이다.
소비자원은 에어프라이어 내부 코팅 부위에 부직포 수세미를 반복 마찰시키는 방법으로 코팅 내마모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모든 제품이 1,000회도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코팅이 벗겨졌다. 한 번 세척할 때 수세미를 20회 정도 마찰하고, 매주 두 차례 설거지를 한다고 가정하면 6개월간 사용 가능한 수준이다.
소비자원은 에어프라이어와 비교를 위해 프라이팬 표면에도 동일한 실험을 진행했는데, 프라이팬은 1만회 이상 마찰을 해도 코팅이 벗겨지지 않았다.
양종철 소비자원 전기전자팀장은 “에어프라이어 바스켓 코팅에 쓰이는 불소수지에 대한 납 용출 여부를 확인한 결과 모두 기준에 적합해 안전상 문제는 없지만, 코팅이 벗겨졌을 경우에는 음식이 눌어붙는 등 기능상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품 설명서에도 부드러운 스펀지로 세척하라고 표시돼 있는 만큼, 금속이나 거친 수세미로 세척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일부 제품은 음식물을 담는 바스켓 용량이 표시용량보다 10% 이상 부족했다. 롯데알미늄 제품의 표시용량은 5.5L인데 실제 용량은 4.9L에 불과했고, 보토 제품은 표시용량(5L)의 절반도 안 되는 2.2L에 그쳤다. 소비자원은 두 회사에 시정권고를 했고, 이 중 롯데알미늄은 표시용량을 5L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감자튀김 300g 기준으로 측정한 조리 속도는 6개 제품이 15분 이하로 ‘우수’ 판정을 받았으며, 2개 제품은 20분 내외로 ‘양호’, 1개 제품은 25분 정도 걸려 ‘보통’ 등급을 받았다. 소비전력량은 음식물을 넣지 않고 30분간 200도로 가열했을 때 기준 186~416Wh로 최대 2.2배까지 차이가 났다. 주 2회 사용한다고 가정하고 연간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3,100~6,900원 수준이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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