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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스타 된 ‘펭수’ CF모델 러브콜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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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스타 된 ‘펭수’ CF모델 러브콜 쇄도

입력
2019.11.26 0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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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다 발언에 2030 ‘직통령’… 의류업체 이랜드가 계약 첫 성사 

 펭수가 좋아하는 참치·과자 등 유통·식품업계 영입 경쟁 가열 

EBS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 '펭수'의 부산 사인회 현장. 펭수가 수만은 팬들에게 둘러써야 있다. EBS 제공
EBS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 '펭수'의 부산 사인회 현장. 펭수가 수만은 팬들에게 둘러써야 있다. EBS 제공

빙그레는 지난 6월과 7월 ‘손흥민 슈퍼콘 댄스 챌린지’란 이벤트를 진행했다. 축구스타 손흥민(27ㆍ토트넘)이 슈퍼콘 광고에서 선보인 어설픈 춤을 가장 비슷하게 흉내 낸 응모자에게 손흥민의 친필 사인이 담긴 유니폼 등 경품을 제공하는 행사였다. 무려 1,500여건의 동영상이 올라올 정도로 이벤트는 인기였다.

수많은 응모작 중 펭귄 탈을 쓴 채 어색하게 손흥민 춤을 추는 동영상이 있었는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순위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몇 개월 후 그 펭귄을 외면한 빙그레가 땅을 칠 줄은.

당시 펭귄 탈을 쓰고 어설픈 춤을 췄던 주인공이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캐릭터 ‘펭수’다. 펭수는 지난 8월 자신의 유튜브에 슈퍼콘 챌린지에서 137위에 그친 걸 확인한 뒤 매우 실망하는 영상을 올렸는데, 이 영상이 뒤늦게 큰 화제가 됐다. ‘무명’에 가까웠던 펭수는 ‘국민스타’로 떴고, 빙그레 마케팅 관계자는 얼마 전 해당 유튜브에 “엄청 후회한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남극 펭씨에 빼어날 수(秀)를 이름으로 쓰는 펭수는 지난 4월 방영되기 시작한 EBS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에 나오는 캐릭터다. 남극에서 태어난 열 살짜리 펭귄 펭수는 ‘뽀로로’와 ‘방탄소년단’을 보고 대스타가 되기 위해 한국으로 헤엄쳐 왔다는 게 기본 설정이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에 도착해 ‘EBS 연습생’이 된 펭수는 EBS 소품실 한 쪽에 산다. 그는 펭귄 탈을 쓰고 나와 EBS 사장 이름을 거침 없이 부르거나 “힘든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안 난다”고 외치는 등 직장인들의 속을 시원하게 하는 ‘사이다’ 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펭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90만명을 넘어섰다.

이랜드의 SPA(제조, 유통 일괄방식) 브랜드 '스파오'가 펭수 이미지가 들어간 의류와 파자마, 잡화류 상품을 선보인다. 요즘 유통, 식품 업체들의 ‘펭수 모시기’가 뜨거운데 이랜드가 가장 먼저 관련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랜드 제공
이랜드의 SPA(제조, 유통 일괄방식) 브랜드 '스파오'가 펭수 이미지가 들어간 의류와 파자마, 잡화류 상품을 선보인다. 요즘 유통, 식품 업체들의 ‘펭수 모시기’가 뜨거운데 이랜드가 가장 먼저 관련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랜드 제공

이런 인기에 유통ㆍ식품 기업들의 ‘펭수 모시기’가 뜨겁다. 어떤 기업이 펭수를 광고 모델로 영입할지 관심이 쏠렸는데, 일단 이랜드가 첫 번째 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랜드의 SPA(제조ㆍ유통 일괄방식) 브랜드 ‘스파오’는 EBS와 협의해 펭수 이미지가 들어간 의류와 파자마, 잡화류 상품을 곧 출시하기로 했다. 다음 달 1차 상품을 출시한 뒤 내년 1월 전체 상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은 스파오는 펭수와 동갑내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 번 ‘물 먹은’ 빙그레도 이번에는 재빠르게 뛰어들었다. 빙그레는 최근 ‘자이언트 펭TV’ 제작진을 만나 펭수를 광고에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펭수가 여러 업체의 다양한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안다. 펭수가 워낙 바쁜 데다 공익을 추구하는 EBS 소속이어서 새 광고 영상을 찍기 보다는 슈퍼콘 챌린지 때 췄던 춤 영상을 리메이크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펭수가 방송에서 좋아하는 제품으로 거론한 동원참치(동원)와 빠다코코낫(롯데제과)도 EBS 측과 접촉하거나 내부적으로 펭수 마케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뿐 아니라 정부 부처에서도 ‘펭수 모시기’에 한창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홍보 등을 위해 외교부를 찾은 펭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 뿐 아니라 정부 부처에서도 ‘펭수 모시기’에 한창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홍보 등을 위해 외교부를 찾은 펭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들 사이에서 펭수 몸값이 치솟는 건 펭수에 열광하는 세대가 가장 강력한 소비층인 20,30대 대학생,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2030들이 펭수에게 독특한 위로를 받으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며 “새로운 마케팅에 목말라 있는 업체들이 펭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일기획 캐스팅 담당 조승현 프로는 “펭수는 당당하고 거침없는 모습으로 유튜브나 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로 대중과 폭넓게 소통하고 있다”며 “팬 층이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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